펄어비스가 4.11 패치를 통해 선보인 '요리'를 보고 불현듯 대양을 살릴 수 있을지 모를 아이디어가 떠올라 써 보는 잡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대양에서 벌어지는 함선 전투에서 꽤 재미를 느꼈는데요. 이러한 대양 쟁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먼저 요리의 개요를 볼까요. 각종 식재료를 모아 이를 토대로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요리는 자신의 생명력과 주변 아군의 체력까지 채워주는 뉴타입 아이템인데요. 대규모 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리를 많이 먹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유지력 우위를 가져갈 거라는 건 안봐도 비디오기 때문입니다. 쟁을 제대로 준비하는 길드라면 요리를 반드시 신경써야 한다는 거죠. 물약 바로 옆에 요리 아이콘을 넣은 걸 보면 펄어비스의 의도가 뭔지 확연히 읽힙니다.
요리는 이제 막 등장한 콘텐츠인 만큼 나중에 가짓수가 늘어날 거라는 건 자명한데요. 여기서 서두에 언급한 대양의 재건을 유도할 수 있는 단초가 시작됩니다. 나중에 보다 강력한 성능의 요리가 출시될 때 이 요리의 재료 중 하나에 오직 대양 낚시로만 낚을 수 있는 재료를 추가하면 되니까요.
만약 제가 펄어비스 기획자라면 대양의 최상위 지역인 유르 해역, 특히 그중에서도 무법 해역에서만 낚을 수 있는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를 만들겁니다. (ex. 나온지 수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용처가 없는 '용연향' 같은) 쟁에서 반드시 소모되는 만큼 이 대양낚시로만 얻을 수 있는 재료는 확실한 사용처가 생기는 셈입니다. 그럼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양으로 몰려 가겠죠. 생활 콘텐츠에 미친, 혹은 바다낚시에 미친 생활러들도 분명 이 게임에 있으니까요. 또 희귀한 대양 낚시 재료를 거래소에서 비싸게 팔 수 있을 경우 일반인들도 많이 항해하러 갈 겁니다.
무법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그럼 이들을 노리는 상어떼가 필요하겠죠. '해적' 같은 요소가 나올 때입니다. 제가 펄어비스라면 200블랙펄에 일주일 정도 유지되는 '해적' 아이템을 팔겠습니다. 이 아이템을 쓰면 기존 닉네임은 사라지고 바다에서만 표시되는, 이를테면 '원피스' 같은 해적 이름이 제 아이디를 대신하게 됩니다. 익명성에 숨어 무법 해역에서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무참히 유린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빡친 낚시러들이 닻을 올려 해적과 일전을 벌이겠죠.
단순한 해적의 막피만 유도하면 안됩니다. 해적들에게도 나름의 목표를 줘야 합니다. 가령 한달 단위로 가장 많은 배를 침몰시킨 악랄한 해적들의 순위를 보여줍니다. 이 순위는 악랄함의 지표이자 현상금 사냥꾼에게 목표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가령 1위에 오른 해적을 바다에서 침몰시킨 유저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는 거죠. 또한 서너 회 침몰된 해적은 익명성이 더는 보장되지 않게 하는 패널티를 줍니다. 그럼 해당 해적은 순위에서 삭제되고 현상금 사냥꾼들은 다음 해적을 노리겠죠.
정리하자면 바다에서 요리 재료를 낚는 중립 세력, 이들을 노리는 익명의 해적, 그리고 해적을 처단하려는 현상금 사냥꾼 3개 세력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무대를 만들자는 겁니다. 제 생각대로라면 대양은 강제성 없이 오직 재미만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오로지 쟁의 우위를 위해 대양을 이용하고 또 이 대양에서 해양 쟁이 벌어지는 순환 구조를 유도하자는 거죠.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하네요. 모쪼록 월클 펄어비스가 고심해서 대양을 다시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