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리 새가 있었소 2025-05-13 13:45 나스닥인버스 (118.235.*.120)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그리고 과금을 마시는 새

이렇게 모두 네 마리의 식성이 다른 형제 새가 있었소

그 중에 가장 빨리 죽는 새는 무엇일 것 같소?

비형이 외쳤다

독을 마시는 새!

케이건은 고개를 저었다.

틀렸소, 가장 빨리 죽는 새는 과금을 마시는 새요. 자기가 먹을 것도 불확실한 과금에 들이부어 마시다보니 결국 굶어죽소. 그에 비하면 다른 새들은 하늘치마냥 영생한다 볼 수 있소.

하지만 과금을 마시는 새의 울음소리는 눈물을 마시는 새에 비해서는 추악하고 끔찍하며 소름 돋는다 하더군.

케이건이 나지막히 읊조렸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바라기 대신 휴짓조각이 되어버린 펄어비스의 주식이 들려 있었다. 그것을 본 륜이 몸서리치며 질문했다.

케이건 그것은 혹시 도깨비지입니까? 나무를 잘라서 만든 것 맞나요?

케이건이 륜을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그 날 시구리아트 유료도로당의 절벽에서 요스비의 피값을 받아내겠다고 절규하던 때 보다 더욱 강렬한 분노와 증오가 서려 있었다. 륜은 자신도 모르게 비늘이 서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너희 종족 뿐만 아니라 모든 선민종족에게 있어서도 나무를 가장 모욕적으로 대하는 방법이다.

케이건은 평소와 같은 친절하면서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어조로 대답했다.

비형, 도깨비불을 빌려주시오. 이 쓸모없는 것을 태워야겠소.

비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용의 모양을 한 도깨비불을 만들었다. 케이건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그 종이를 천천히 도깨비불에 갖다 대었다. 펄어비스 35750이라 쓰인 그 도깨비지는 순식간에 펄어비스 25700으로 변하더니 펄어비스-상장폐지라는 문구로 바뀌며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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