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펄어비스의 고민과 고뇌의 역작.
‘달빛 영혼석’과 ‘밤의 영혼석’을 새롭게 추가하며,
검은사막 모바일은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런데 이 전환점이,
우리가 알던 검은사막 모바일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는 패치가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리니지식 BM이 하나의 게임 문화처럼 받아들여지던 시절,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지며 이렇게 말했던 펄어비스
물론 그 자신감은 오픈과 함께 조롱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검사모는 악랄하진 않아.”
그 인식과 유지 덕분에
운영을 개판으로 해도 착한 맛 게임으로
7년 동안 버텼다.
(사실 이 운영에 매운 과금까지 붙어 있었다면 진작에 문 닫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게임을 만들겠다"던 펄어비스가,
오늘 만들어낸 신규 아이템과 BM은
우리가 예전 리니지를 보고
“야, 저건 빠칭코지 게임이 아니다”
라고 비웃었던 그걸
직접 만들고, 직접 들고 나왔다.
가문 공유도 아니고
+15까지 강화 가능한데
실패하면?
0부터 다시 시작
그리고 이걸 당당하게
“도전과 성취”라 표현한다.
실패한다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라.
이 얼마나 징벌적이고, 이 얼마나 성스러운 고통인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종류의 강화 재화 중 하나인 ‘달빛 영혼석’은
인게임 수급이 불가능하며,
오직 패키지 구매로만 얻을 수 있다.
그들은 말한다.
“보상 시스템의 개편입니다.”
“유저들이 성취감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유저가 실제로 느낀 건,
도전의 짜릿함이 아닌 반복의 피로.
성취의 희열이 아닌 실패에 대한 공포.
그리고 끊임없이 결제해야 한다는 강박.
이건 유저의 스펙업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구조화된 리셋템.
mmorpg의 본질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시스템은
실패에 어떤 축적도 남기지 않는다.
배움도 없고. 성장도 없다.
"대입 시험 한 번 틀리면 초1부터 다시 해라."
그게 이번 강화 시스템의 본질이다.
도전이 아닌 처벌.
남는 건
피로, 포기, 그리고 과금.
“도전과 성취”라는 말.
포장지를 바꿔 붙였을 뿐,
실제로는 도박 시스템에 가까운 구조.
- 실패 시 모든 것을 잃고
- 강화 성공의 선택지는 실질적으로 '과금’뿐이다.
이게 도전인가?
아니다.
이건 포장된 도박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리니지식 강화 구조를 들이지 않았던 게임이었다.
(일부 들어와있지만, 악질적이지도 않고, 인게임내에서 노력하면 구할 수 있는 구조)
그런데 이번 패치로
그 금기가 깨졌다.
“성취를 원한다면, 기회를 구매하라.”
이 문장이 이제 공식적으로 게임 안에 박혔다.
이제 이걸 시작으로,
더 많은 포문이 열릴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다르다.
본인들의 BM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저를 '성취’로 가스라이팅하는 구조
사행성 도박장을 열어놓고
“우린 그냥 이윤을 추구할 뿐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그건 단순한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파괴 행위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그동안
“리니지와는 다르다”는 철학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개판 오분전 운영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맵지 않은 과금 구조,
그리고 노력하면 되는 성장 설계였다.
그 철학 덕분에
허리와도 같은 무과금·소과금 유저층은 게임을 떠나지 않았다.
성장이 불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7년을 버티며,
비틀거리긴 했지만 게임 생태계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BM의 시작은
단순한 패치가 아니다.
게임 철학의 붕괴.
정체성의 자해.
유저 신뢰의 철회.
이 시스템은 ‘도전’이 아니다.
그저
더 많은 결제를 반복할 수 밖에 없도록 설계된, 구조화된 고통일 뿐
그걸 '도전'이라 부른다면,
그건 유저를 기만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 기만은,
조용히 유저를 게임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