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모바일을 플레이하며
다양한 분들과 싸우기도, 웃기도, 떠들기도 하며
수많은 컨텐츠들을 즐기고 분석하며
수많은 캐릭터들을 배우고 분석하고 연구하며
수많은 숙제들을 잠들기전 해치워 나가던
지난 추억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컨텐츠의 완성도나
캐릭터의 다양성이나
클래스간 밸런스나
쏟아지는 강화요소들이나
쌓여만 가는 베이스 스펙이나
펄어비스 특유의 허름한 만물상 같은 이 게임 덕분에
이 포럼이라는 공간에서 더욱 활발히 떠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그럴 요소들 마저 찾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장비의 효율성을 분석할 일도,
어떤 캐릭터의 성능을 분석할 일도,
어떤 컨텐츠의 요소를 분석할 일도.
그 어떠한 유의미한 주제도 없이
게임사가 저질러 놓은 무언가에 대한 비판만 할 뿐이였죠.
이미 떠나간 수많은 지인들과, 적대하던 분들, 그리고 단 한번이라도 스쳐지나가며 인사했던 분들이
무엇 때문에 이 게임을 손 놓았을지 펄어비스 여러분들은 단 일분이라도 고민 해 보셨을까요?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그랬다면 이 사태까지 오진 않았을겁니다.
펄어비스 여러분이 만들고, 운영하는 이 게임은...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허름한 만물상 같은 게임입니다.
네... 게임 자체도 7년이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운영하시는 모습 자체는 보기 좋습니다만.
이 만물상에는 단골손님 빼고는 그 누구도 찾지 않습니다.
일단 만물상에 진입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게임을 플레이 하기 위해선 최소 6~7만 투력은 되야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그 이하는 시간을 버리는 꼴입니다.
게임을 열심히 하면 투력은 오릅니다.
하지만 현재 펄어비스가 타겟으로 하는 투력구간을 도달하기도 전에,
펄어비스는 상승한 투력구간을 새로 설정합니다.
펄어비스가 제공한 그 어떤 수단을 써도 그 벽 앞에서 가로막힙니다.
그 벽을 넘기 위해선 수 개월에서 수 년의 시간을 인내 해야만 합니다.
새로운 장비는 지속적으로 추가되는데,
신규, 복귀 유저들은 그 전전 단계에서도 허덕이죠.
그나마 복귀유저는 그나마 낫습니다.
성장 방법을 알 고 있고, 기존의 지인을 통해서 도움도 받습니다.
하지만 신규유저는요... 대체 어디서 정보를 얻습니까...
아니... 정보를 얻는다 쳐도 그 재화는 대체 어디서 얻습니까?
그래서 저는 검사모를 처음 접하려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 합니다.
'그냥 하지 마...'
이게 그 친구를 정말로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저를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검사모의 모든 컨텐츠와 숙제를 설명해주기엔
제 인내심이란 것도 필요하거든요.
7년이나 지난 게임을 유저가 알려줘야 하나요?
튜토리얼이라는 좋은 시스템은 대체 어디있나요?
새로 계정을 만들고 성장시켜보았지만,
이미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던 제 입장에서도
튜토리얼의 방식과 내용은 너무 수준이 떨어집니다.
장비를 기준으로 들겠습니다.
현재 장비는 1차 성장후, 2차 성장후, 3차성장 후 강화
이런식으로 엄청난 단계를 밟고 올라갑니다.
기존 유저들은 여기서 어려움을 느낄게 없습니다.
하던거니깐요. 그 과정속에 있었으니깐요.
그런데 신규유저 입장에선 어떤지 아십니까?
처음에 발할라인지 뭔지하는 장비에서 시작합니다.
(강화 난이도는 기존유저 입장에서 매우 유사하고, 난이도가 쉬워보이지만..)
신규유저 입장에서 며칠의 시간을 투자하여 열심히 성장시켜,
천장에 도달하면 갑자기 졸업을 하랍니다.
갑자기 졸업을 하면 혼돈장비가 떡하니 나옵니다.
이 혼돈이 대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갑자기 혼돈장비를 장착합니다.
이게 각성이란게 있는지도 모르고,
이걸 대체 어디까지 강화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무턱대고 강화를 하다간 0강이 되어버립니다.
다른 장비들은 어떨까요?
악세들도 모두 이름이 바뀝니다.
갑자기 토템도 여러개로 늘어납니다.
게다가 토템을 어디에 결합해야 한다고 그러고,
초밥이니 뭐니 연금석을 담을 무엇을 만들고 어디다 넣으라는데
이걸 하기 전에 쓰던 장비는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연금석 단 하나였죠.
네.... 신규유저 입장에서는
갓 졸업한 초등학교 후에 갑자기 고등학교에 입학하라는 꼴입니다.
여기서 1차적으로 대거 떨어져 나갑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나아가도 곧 2차 커트라인이 보입니다.
강화를 하기에도, 다음 단계의 장비로 승급시키는데도..
재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하루종일 사냥해서 하나 얻을까 말까 하는 축이
몇십개가 필요하답니다.
그런데 주변에선 그건 어짜피 쌓여있어서 신경도 안쓰고,
실제로는 또 다른 재화가 한주에 하나 얻을까 말까하는데 몇십개가 필요하다고 하죠.
여기서 2차적으로 대거 떨어져 나갑니다.
네... 정말 긍정적인 마인드여서 이 고난을 이겨나가자고 다짐한 신규유저가 있다고 칩시다.
교복 세트를 맞추고, 연금석도 끼워넣고, 토템도 끼워넣고, 유물들도 챙기고!!
슬슬 투력을 올릴 장비들이 보이지 않는데,
고작 순위표에서는 본인의 이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네... 베이스 차이입니다.
여기서 3차적으로 다 떨어져 나갑니다.
이젠 하다못해 뇌에 긍정밖에 없는 인간이 두세명 살아남았다고 칩시다.
이제 베이스를 슬슬 쌓고 한명의 검사모 일원이 되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PVP 컨텐츠에 발을 담아봅니다.
네.... 아무것도 매칭이 안됩니다.
이게 아닌가 싶어서 다른 컨텐츠에 접근해보니
갑자기 투력이 몇만이나 더 높은 사람과 매칭을 시켜버립니다.
이건 아닌것 같아서 필드로 나가봅니다.
한두방에 애지중지 성장시킨 캐릭터가 썰립니다.
사실 마지막 단계는 기존 유저들 조차 느끼는 것입니다.
신규유저가 이 단계까지 오지도 못해요.
하지만 어쨋든 긍정으로 걸어온 신규유저에게
펄어비스는 알려줍니다.
노력도 배신한다.
긍정은 의미없다.
이게 펄어비스 여러분이 만든 게임입니다.
게임은 유저가 필요합니다.
기존 유저 만으로는 게임이 유지될 수 없어요.
새로운 컨텐츠가 추가되지 않으면 그 것을 이유로 기존유저가 이탈합니다.
급격한 변화를 줘도 그 것을 이유로 이탈합니다.
밸런스를 맞추지 않아도 이탈하고
밸런스를 맞춰도 이탈합니다.
누군가는 게임을 할 건강이 되질 못하여 이탈을 하고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 이탈합니다.
당장 펄어비스에서 일하시는 여러분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본인의 신념에 따라 일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게임사는 어떻게 합니까?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지요?
그런데 어찌 이 게임은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는데 이렇게 소홀합니까?
이게 단순한 솔로플레이RPG라면 상관없습니다.
그냥 여러분의 매출만 줄어들 뿐이죠.
하지만 검사모 내 엔드 컨텐츠는 RVR이죠..?
사람이 필요하죠?
이 내용에선 여러분이 방임한 밸런스와 컨텐츠, 길드 및 보상 시스템으로 인해
'서버 내 세력의 고착화' 로 인한 RVR 컨텐츠 자체의 사장화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겠습니다.
그냥 RVR을 할 인원 자체가 줄어갑니다.
1만명의 인원중 100명이 챌린져였다고 칩시다.
그런데 챌린저 외 유저들 9900명이 게임을 접었습니다.
그러면... 결국 누가 젤 못하는거죠?
챌린져에서 이게 갈리는겁니다.
펄어비스 여러분... 근래들어서는 간략화 하긴 했으나..
여러분 게임의 가장 큰 핵심은 '베이스' 이지요??
그런데 지금 유저층의 베이스가 흔들리고 있다니깐요?
여러분이 그토록 유도한 '베이스'때문에 '베이스'가 쌓이질 않고 있어요.
수년전부터 같은 주장을 해왔고,
결국 이 국면까지 도달한걸 제 눈으로 보았다란게..
참으로 안탑깝습니다만..
도달해 버린것에 대해선 어쩔 수 없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좋은 결과 또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함께 즐기셨던 유저분들 그동안 즐거웠고,
포럼에서 함께 싸우고, 웃으셨던 유저분들 그동안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