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를 비롯한 많은 투기장러들은 보다 바람직한 투기장 환경을 위해 많은 의견과 피드백을 포럼에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잡기 클래스에게만 유리한 기상 슈아 무시를 공식적으로 제거하였고 상대에 따라 전방가드/슈퍼아머를 전환할 수 있는 스킬 불러오기 시스템 역시 없애는데 기여하였죠.
번외로 투기장 맵에서 눈뽕을 시전하는 각종 장식들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목소리를 내 왔고 이 또한 관철시켰습니다. 비록 투기장 중에 각종 알림과 공지가 화면을 가리는 현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이는 펄어비스 기술력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더는 의견을 내진 않겠습니다.
이렇듯 투기장러들은 자신의 기량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부던히도 노력해 왔는데요. 오늘은 실력과는 전혀 무관한 '상태이상 저항'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려 합니다. 많은 투기장러들이 문제점을 거론하고 있고 저 역시 숟가락을 더하겠다는 겁니다.
상태이상 저항은 10%의 확률로 넉백, 넉다운, 바운드, 기절, 빙결 등의 행동을 제한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잡기 공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만 콤보 시동기인 '경직'의 경우 상태이상 저항의 영향은 받지 않는걸로 추측됩니다. 그동안 투기장을 하면서 경직기가 저항되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경직 이후 기절->넉백->다운기(바운드, 넉다운, 띄우기)로 이어지는 콤보에서 10%의 확률로 메즈가 걸리지 않고 역습당할 수 있다는게 상태이상 저항의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태이상 저항은 적어도 동투 보정 투기장에서는 사라지거나 5% 미만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상태이상 저항은 재미도 없고 밸런스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의 기량과는 무관한 운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콤보가 저항되어 역습당하면 스트레스 수치가 대폭 오릅니다. 샷건을 칠 확률이 대략 10%씩 오른달까요.
먼저 상태이상 저항은 밸런스와도 직결됩니다. 현재 투기장 강캐로 손꼽히는 설화나 무극, 천랑 등은 대체로 단타가 아닌 연타가 많으며 해당 타격마다 넉백 또는 다운 효과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즉 첫타가 저항이 나더라도 2타, 3타, 4타, 5타가 뒤이어 적중하며 저항을 사실상 무력화시키죠. 설화와 붙어보거나 플레이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설화는 상태이상 저항으로 역습당하는 경우가 없다시피합니다.
반면 투기장 약캐들의 경우 단타나 2타 정도로 타수가 적습니다. 이는 다시말해 하나라도 저항이 뜨면 곧바로 역습을 허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렵게 경직기를 맞춰 콤보를 이어가려는데 기절기나 넉백기가 저항이 떠버리면 그 판은 거의 진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개인적으로 한판에 3번이나 저항이 뜬 경험이 있는데요. 아직도 불쾌감이 남아있을 정도로 데미지가 상당했습니다.
누구는 저항걱정없이 편히 콤보를 이어가고, 누구는 콤보가 끊길까 노심초사하면 이게 밸런스상 맞는 걸까요. 저항이 보정 투기장에 한해 사라진다면 이러한 불합리는 개선됩니다. 혹자는 두 눈 크게 뜨고 있다가 스킬 저항나면 회피를 누르라는데 보통 비슈아기로 기절, 넉백 등을 이어가는 클래스의 경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스킬 자체 유지 시간이 길어 도저히 회피로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하고요.
상태이상 저항이 과연 순수한 실력으로 싸우는 보정 투기장의 취지에 부합되는지 개발진은 다시한번 숙고해 주었으면 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투기장러들이 저항을 없애달라는 건 다 합당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운빨로 승패가 갈리는 결과가 무슨 재미일까요. 기상 슈아 무시, 전가/슈아 전환 문제를 개선한 만큼 이번에는 저항 문제도 진지하게 들여다봐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