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밝았으니 애증의 대상인 검은사막 모바일 투기장판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을 몇 가지 방안을 써볼까 합니다. 물론 개발진은 투기장러가 돈도 안되는데 땍땍거리기만 하는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어 적용될 가능성은 낮겠지만 참고만 해도 감지덕지겠네요.
며칠 뒤면 무려 6주년을 앞두고 있는 검사모는 매우 노후화된 게임이고 이미 구글플레이 매출 차트에서도 아웃된 지 오래입니다. 때문에 개발진은 꽤나 오랫동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업데이트만 주로 해왔고 투기장이나 라모네스 같이 매출에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않는 콘텐츠는 줄곧 외면해 왔는데요. 기업도 돈을 벌어야 하니 십분 이해합니다. 그래서 아래부터는 카르케야를 즐기는 투기장러에게서도 블펄을 빨아갈 수 있는 방안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부디 투기장러들의 지갑을 바짝 털어주시길 기원합니다.
*전 구간 매칭
국내 1위 PC방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는 방대한 유저풀을 자랑합니다. 매칭이 어렵지 않죠. 하지만 검사모 투기장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가뜩이나 끝물 게임인데다 카르케야를 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습니다. 그럼에도 카르케야는 나와 비슷한 점수로 상대를 찾는 매칭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대기 시간이 엄청나게 깁니다.
카르케야도 일반 대련장처럼 점수대와 무관하게 현재 큐를 돌리고 있는 사람들을 매칭해주는 시스템으로 개편하면 어떨까요. 현재도 고점대를 달리는 분이라면 알겠지만 하도 사람이 없어 꽤 긴 시간을 기다린 후에 수백점 격차가 있는 유저와 대전이 되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요. 점수 무관 매칭이 된다면 대기 시간이 매우 짧아져 부정적 경험이 줄어들 거라 판단합니다.
카르케야에는 연승보너스 시스템이 있습니다. 때문에 연승 중인 고점수자는 설령 저점수자를 만나더라도 연승에 따른 승점을 챙길 것이고 저점수자는 어차피 잃는 점수가 낮기 때문에 부담이 적습니다. 그러다 적정 점수인 상대를 만나면 이상적인 매칭이 이뤄지겠죠.
혹 고점수자가 실수하여 패배라도 하면 점수가 대폭 깎이게 되는데요. 이때 치명적인 건 점수보다 연승보너스가 초기화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만약 블랙펄로 구입 가능한 '연승보너스 복구권(적정가 500블펄)'을 구매할 수 있다면 투기장러는 시간을 아껴서 좋고 펄어비스도 매출 발생 요인이 생겨서 좋을 겁니다.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그냥 해도 되겠지만 상대적으로 바쁜 분들은 복구권을 사지 않을까요.
단 카르케야 기준 4000점에 도달하면 이러한 연승보너스 복구권은 사용할 수 없게 해야 순위권을 노리는 챌린저들에게 공정한 대전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겠죠.
*밴 시스템
펄어비스 밸패팀이 능력이 없어서, 혹은 일부러 밸런스를 제대로 맞추지 않는다는 건 지난 5년의 시간이 입증합니다. 신캐 버프를 받은 사기 클래스가 출몰하면 포럼에 너프 여론이 들끓는 것도 이젠 지겨운 광경입니다. 어차피 1년에 3~4개의 신캐를 찍어내는 펄어비스 특성상 이는 서비스가 지속되는 동안이라면 절대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기도 합니다.
'밴' 시스템을 적용하면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됩니다. 만나기 싫은 사기 클래스가 있다면 해당 클래스를 밴하면 되니까요. 단 그냥 공짜로 제공하는 건 아니고 '카르케야 클래스 밴 선택권(적정가 100블랙펄)' 같은 걸 파는거죠. 또한 밴을 할 수 있는 클래스는 딱 1개로 한정해야 할 겁니다. 2개 이상 밴하면 매칭 자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또한 클래스 밴을 너무 남발하지 못하게 1시간 정도의 쿨을 두는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압도적인 밴을 받은 사기 클래스 유저라면 오랜 기간 매칭을 기다리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시간이 없는 유저라면 상대적으로 덜 사기라는 평가를 받는 클래스로 교체해 대전에 임하겠죠. 이는 투기장 캐릭터 밸런스를 조절하는 기준점을 제시하는 부가 기능도 제공하게 됩니다. 가장 많은 밴을 받은 클래스를 조금씩 다듬으면 될테니까요(물론 펄어비스는 현재 투기장을 기준으로 밸패를 하진 않습니다).
*직업별 카르케야 순위
*카르케야를 활성화하려면 결국 보다 큰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특정 점수 구간에 도달하면 블랙펄이나 던져주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도태되기 십상이고 실제 지금이 그런 상황입니다.
검사모 뿐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 대전을 하는 궁극적 이유는 뭘까요? 바로 명예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서 언급한 밴 시스템과 함께 도입하면 매우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직업별 순위입니다. 펄어비스는 최근 전투력 순위를 새로 업데이트하며 직업별 전투력을 체크할 수 있게 했는데요. 카르케야 역시 직업별 점수 순위를 추가하라고 건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즌이 종료되는 막달 기준 클래스별 1위를 달성한 유저에게 칭호를 부여하는 겁니다.
해당 시스템이 추가될 경우 현재 비주류로 꼽히는 클래스 유저들이 카르케야에 뛰어들 강력한 동기가 부여됩니다. 최약캐 중 하나로 꼽히는 디스트로이어도 카르케야에서 종종 볼 수 있겠죠. 다른 강캐에겐 지더라도 어쨌든 클래스 기준 1위를 달성하면 '디트 장인'이라는 명예가 따라올테니까요. 또한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한 유저에게는 '카르케야의 영웅(금빛)' 칭호를 주면 자연히 막판까지 열심히들 할 겁니다. 실제 과거에도 이벤트형식으로 카르케야의 영웅 호칭을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간만에 4000점을 돌파한 유저들이 나오기도 했죠.
보상도 확대해야 합니다. 최근 펄어비스가 흑정령 모드를 개선하면서 투기장이나 카르케야를 해도 사냥 손실은 예전에 비해 대폭 줄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아쉬운 건 사실이죠. 개인적으로는 카르케야를 통해 '명예 훈장'을 수급할 수 있게 하고 현재 별볼일 없는 명예 상점을 다시금 개편해 부위별 각인 아이템을 살수 있게 한다든가 등의 선순환 보상 구조를 마련한다면 충분히 유저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유인책이 될 것 같습니다.
연초라 이래저래 바쁘고 또 붉은사막 개발에 불철주야 바쁘겠지만 새해에는 검사모 투기장도 좀 굽어살펴달라는 의미에서 적어보았습니다. 6주년에는 깜짝 놀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