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이란 클래스를 꺼내든다는 것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2024-11-14 06:58 모야모 (211.117.*.118)
과거의 연을 기억하는 자가 있는가? 기억각인도 없던 시절, 연이란 클래스는 확실한 역할이 있었다. 적의 둔부에 창을 콕 찔러주는 것으로 미쳐날뛰는 적을 견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슬로우의 힘을 빌어 적의 DPS를 낮춰 아군의 생존력을 올리고, 발이 빠른 적을 느리게 하여 전장을 휘젓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작금에 연이란 클래스를 꺼내드는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될까? 검사모 개발진들이 잘 나가던 캐릭터를 어떻게 나락으로 빠뜨린 것인지 찬찬히 알아보도록 하자.

다른 캐릭터들이 딜적, 내구적인 패시브를 가지고 있다면 연은 모든 것을 슬로우에만 올인한 구조이다. 슬로우 외에 유틸적인 효과도 없다.

슬로우의 트리거가 기술 타격이라 직접 몸을 섞어 진입해야 함에도 암살자 클래스보다 모피감이 낮다는 것, 기술 피해 증가도 화월 만개에만 붙어있다는 것이 이를 보여주는 요소이다. 슬로우를 동반하기 때문에 기술의 밸류들도 기본적으로 타 직군보다 확실히 약하게 설계되었다. 예시를 들어보자. 빙산의 일각 흐름은 정신력을 50씩 2회 소모한다. 소모 없는 기본 이동 거리가 짧아 정신력 각인을 강제하며, 기억 각인조차 슬로우로 맞춰야 하는 연의 각인 세팅 난이도를 높이는 주범이다. 소모량도 문제인데 피감 이동은 되나 이동 중 여러 적을 타격하는 구조도 아니고, 한 방 때리는 막타의 피해량이 특출나게 높지도 않다. 비슷한 코스트를 가진 기술들, 패시브 연동 설화의 설화 만리향이나 하사신의 심화 신기루 등의 스킬 밸류를 전혀 따라잡지 못한다. 또한 주력기인 화월 만개의 성능은 보잘것없어 타 클래스의 주력기 아랑유운, 압도, 무모한 일격, 웅크린 늑대 등과 피해량을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스킬 자체의 계수도 높지 않고 피증을 이것만 받아 다른 스킬들은 아예 패시브에게 딜적 보조를 받지 못한다.

대충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미스틱이 압도가 없고 그 자리에 파공이 들어가있는데 감룡 추가타 패시브는 파공하고만 연동되는 수준의 똥캐인 것이다.

슬로우가 제대로 작동하던 옛 시절에는 전투 성능이 이래도 괜찮았다. 상술했듯 적의 공격을 느리게 한다는 사실 자체로 생존력에 도움이 되고, 적의 이동을 느리게 한다는 사실 자체로 추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금의 메타에 슬로우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연의 슬로우는 공격, 방어적 유틸을 크게 포기한 만큼의 리턴을 보장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음을 모두가 알 것이다.



그럼 왜 그렇게 되었을까? 지금부터 파고들어보자.

옛 모 넥슨 게임의 강퇴 반사, 슈퍼 방장을 아는가? 모 넷마블 게임의 천사 카드, 천사 카드 파괴, 천사 카드 복원을 아는가? 검은사막 모바일에도 이러한 것이 탄생해버리고 말았다. 연이란 클래스의 본질은 부정되고야 만 것이다.

원래 이 게임의 기본적인 cc 대응법은 효과 면역이 아닌 특정 기술 사용시 효과 해제이다. 예를 들자면 천랑의 주작(사용시 해로운 효과 해제. 해제류 효과 최고 밸류이다.), 란의 회피 시 이속 감소 효과 해제, 랜서의 정화의 방패(타격 범위 아군 출혈, 화상, 감전 해제) 등이 있겠다. 이러한 “사용 시 특정 효과를 즉시 해제” 하는 시스템은 기술을 사용함에 있어 심리적 계산을 필요하게 만들어, 클래스 간 상성에 적당한 수준의 변주를 주는 훌륭한 시스템이다. 슬로우를 거는 주체인 연마저도 공격기에서 파생되는 슬로우에만 면역이 되는 수준의 패시브(정화의 방패 수준의 적용 범위이다.)를 가졌다는 사실이 cc 대응을 어느 정도의 설계값으로 맞추고 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슬금슬금 신캐 밸류값을 올려오던 끝에, 저번 신규 캐릭터 도사의 출시 이후로 이 설계적 밸런스가 완전히 파괴되고야 말았다. 사실상 무한히 적용되는 슬로우의 완전 면역을 들고 나와버린 것이다. 이는 따로 떼어놓고 봐도 엄청난 효과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의 밸류는 다음 캐릭터 쿠레나이가 자체 공이속 증가 효과 외에도 가동률에 제동을 건 공이속 면역 패시브를 들고 나옴으로 증명되었다.

상술했듯 연은 슬로우에 모든 걸 걸어 기본 전투 체급조차 다른 직업에 비해 낮은데, 이 모든 걸 건 슬로우는 신캐의 패시브에 슬쩍 쑤셔넣은 일개 부가 효과에 송두리째 부정되어버리고야 만다. 심지어 도사는 슬로우 면역 외에도 소환물과 연동되는 딜적 요소와 쉬운 트리거의 연보다 높은 모피감이 있었다. 그걸 챙기고도 기술 자체의 밸류도 엄청나 잡기 있는 캐릭터들조차 압살하는 콤보 피해량, 어지간한 원딜급의 넓은 공격범위와 그에 따라오는 자사 성능,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기만 하면 되는 쉬운 입문 난이도, 전가를 뚫는 기술과 이동기 및 주딜기 생존기가 포함된 설계로 구 캐들에 비해 캐릭터의 격 자체가 다름을, 검은사막 모바일 개발진이 밸런스 따윈 개나 줘 버렸음을 만천하에 알리며 당시 아스케아가 먼저 나서서 빚어놓은 수많은 구 캐릭터들의 관짝에 기어이 못까지 박고야 만다. 그 초령조차 갓 나왔을 때 이만큼의 밸류를 가지고 있지 않았음을 생각해 볼 때, 도사가 메타를 지배하는 캐릭터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였다. 연보다 훨씬 유능하고 강력한 캐릭터들도 도사와 아스케아의 체급 앞에 짓밟히고 만 마당에, 신캐에게 직접 저격당해버린 연의 미래는 더더욱 암울하게 되었다.

밑바닥에도 바닥이 있던 것일까? 심지어 나중에 특성화 패치를 해준다며 궁수들에게 정령의 구속이란 효과를 추가했는데, 높은 수치의 슬로우를 무려 “피격”을 트리거로 걸어버림으로 이것을 받은 기존 캐릭터들은 가지고 있는 딜적 역량, 스킬의 밸류에 더해 연보다 훨씬 쉽고 편하게 슬로우의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피격으로 트리거되는 슬로우는 같은 시간 지속되더라도 공격이 트리거인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공격이 트리거라면 공격 자체의 스킬 모션동안 연 본인은 근접해야 하므로 딜 타이밍과 슬로우 타이밍이 자유로울 수가 없고 스킬 모션 중 슬로우 시간에 손해를 보는데, 이들은 범위기에 적당히 몸을 대는 것만으로 슬로우를 자동으로 걸고 자기 딜할 것까지 개별적으로 거기에 얹어서 행동할 수 있었다. 실전에서의 효율이 격이 다른 것이다. 연은 범위로 슬로우를 걸 수 있지 않냐 하는데, 상술한 도사가 떼쟁을 지배해버려 떼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요원하게 되어 더욱 비참해졌다. 그리고 만약 슬로우가 영향을 크게 발휘했더라도 정령의 구속은 활을 쓰는 캐릭터들이 받았으므로, 개중 가장 사거리가 짧은 아처조차 연보다 교전 사거리가 길다는 시점에서 연이 나설 곳이 없었으리라. 관뚜껑에 촘촘하게 못이 박히고 바다 깊은 곳에 떨어진 연은, 심해 아래서조차 또 견제를 당하고야 만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참한 연이라도 살아날 방도가 있다. 몇 가지 정상화 시나리오를 준비해두었다.

A플랜. 공이속 감소 완전 면역 효과를 공이속 감소에 한정된, 기술 트리거 해제로 변경하는 경우이다.
요컨대 천랑이 주작으로 슬로우를 푸는 것처럼, 태극이나 그림자 밟기 자체에 슬로우 해제 효과를 부여하고 패시브의 공이속 면역 효과를 삭제하는 정상화 시나리오이다. 가장 밸런스에 이롭고 상식적인 방법이나, 인구수의 대부분이 도사를 하는 마당에 유저들의 반발이 빗발치게 될 것이 뻔해 이런 정상화를 해줄 거라고는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 생각이 있다면 강퇴 반사같은 정신나간 개초딩 효과를 냈을까?

B플랜. 해제 불가 슬로우를 거는 경우이다.
정화의 방패는 화상, 감전, 출혈을 해제한다는 효과가 있음에도 쿠노이치의 과다출혈, 아크메이지의 피뢰침을 해제할 수 없다. 이 또한 엄연히 설정상 출혈이며 감전임을 생각해 볼 때 연도 공, 이속 감소 효과로 취급되지 않는 공,이속 감소 디버프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다 본다. 다만 이런 식의 주먹구구 효과는 시스템의 완성도를 저해하는 요소이기에 해당 시나리오는 되도록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가장 직관적이고 쉬운 정상화 방안이므로, 검은사막 모바일 개발진이 이런 식의 패치를 적용할 확률은 낮지 않다고 본다.

C플랜. 슬로우 시간을 늘리고 연의 스킬 밸류를 쓸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경우이다.
슬로우도 무의미하고 스킬도 무의미한 지금의 연에서 탈피해, 슬로우와 스킬이 둘 다 유효한 근접 전사 연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밸런스 패치라 생각하고 있다. 패시브의 모피감이나 화월 만개만 피해를 증가받는 등 비상식적으로 낮은 구시대적 설계값을 모든 기술 피해량 증가나 암살자 이상의 모피감 패시브를 가지는 식으로 정상화한다. 흐름의 슬로우 적용 시간을 타 캐릭터들과 같은 10초로 맞추어 기억각인의 힘을 빌어 공이속 증가 패시브들을 탑재한 캐릭터들과 마주해야 하는 필드의 전투성능과 아즈낙 등의 특수 상황에서의 성능의 저점을 보장한다. 또한 빙산의 일각의 소모 정신력을 없애거나 다른 스킬의 전체적인 피해량, 시전 속도, 범위를 늘리는 등 매커니즘을 보강하고 체급을 올린다. 이렇게만 보면 캐릭터의 이해 따위는 버린 우격다짐식 패치이나, 역설적이게도 지금 연에게는 이런 단순한 체급 불리기식 패치가 제일 필요하다. 이 얼마나 골계스러운 일인가?

솔직히 A플랜이나 B플랜은 바라지도 않는다. C플랜이 상식적인 요구라 본다. 솔직히 밸패 힘든 건 알겠는데, 사기캐 하나 던져놓고 대충 때우는 식의 운영은 제발 좀 자제해줬으면 한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모야모였습니다. 총총 이만!

모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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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모야모 (211.117.*.118) 2024-11-14 06:58
아니진짜사람되는건바라지도않으니제발똥캐들살려만주심안될까요제발모처럼열심히글써왔잖아요크아악연살려란살려내홍련글디이클이런 애들도살려줘제발ㅠㅠㅠㅠㅠㅠ
2024-11-14 06:58
별빛핑 (175.195.*.18) 2024-11-14 09:38
이 글에 매우매우 동의 하는 합니다....
2024-11-14 09:38
시스이 (49.166.*.135) 2024-11-14 10:02
구구절절 공감
2024-11-14 10:02
별제공 (112.217.*.75) 2024-11-14 12:47
각성한 매화는 만년설처럼 차갑고 아름다운 불꽃을 두른 화월창과 문양으로 화려한 무예를 선보입니다.
찌르기 위주로 구성된 화월창은 매우 빠른 속도로 적들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부드럽게 이어진 연계기로 적들을 제압합니다.


연 설명이 위와 같으니 상대를 느려지는게 유명무실해진김에 연을 빠르게 만들죠.

이슬 생성시 30초간 최대공속,이속 +40%
이슬 터트리는 화월만개시 모든 스킬 쿨 초기화;

빠름빠름가즈아!!
2024-11-14 12:47
은랑 (106.101.*.59) 2024-11-14 13:23
내용 하나하나 버릴게 없어요
2024-11-14 13:23
드랍 (211.235.*.170) 2024-11-14 16:48
연 패치좀 해줬음 좋겠다.. 바로 갈아탈텐데
2024-11-14 16:48
여인 (149.40.*.1) 2024-11-20 04:36
아 나도 연 애증캐릭인데 설화로 갈아탐
제발 패치해주세요
2024-11-20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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