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목은 이렇게 적었는데
요지는 살짝 다릅니다. 너프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거든요.
잡기캐한테 너무 밀리는 근중거리 캐릭들은 쓸만한 잡불이라도 하나 더 붙여주심이 맞을 것 같습니다.
혹은 잡기를 당한 후 3초간 라밤 스킬의 피해를 줄여 받았음 합니다.
아니면, 잡은 순간 잡기를 사용한 당사자의 라밤 스킬 쿨을 3초 늘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왜 이게 필요한 일인지, 이유를 설명해보겠습니다.
첫째 이유는, 모든 캐릭이 다 같이 전가후슈 잡불 평준화를 받아 잡기 있는 캐릭터와 잡기 없는 캐릭터가 비슷한 전가후슈 비슷한 잡불 갯수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놓고 원거리로 디자인된 캐릭터가 아닌 근중거리 캐릭터들은 모두 함께 잘 잡히는데 나는 적을 잡을 수단이 없는 꼴이 되어, 잡기캐와의 교전에서 불공평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비슷한 포지션의 잡기캐에 비해 내가 쓸 중요한 패가 하나 없는 것이고, 잡기의 심리적 압박을 생각하면 실제로 보는 손해는 그 이상임이 자명합니다. 이 심리적 압박에 대해서는 두 번째 이유에서 후술하겠습니다.
둘째 이유는, 잡기 이후 라밤을 확정적으로 적중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잡기 없는 캐릭터들이 라밤을 적중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화려한 스킬을 적이 슈아로 움직이는 와중에 써야 하기 때문에 수 싸움이 필요합니다.
필드 컨트롤의 기초가 있다면, 대놓고 날아오는 라밤을 피하거나 막거나 하는 건 솔직히 그닥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잡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게, 잡은 뒤에 라밤을 영거리에서 바로 맞출 수 있습니다.
느긋하게 슈아싸움하면서 위험한 거나 좀 흘리다 잡고 라밤박고 다시 빼고 쿨 기다리다 다시 잡고 라밤박고… 슈아싸움이란 게 의미가 없습니다.
거기다 라밤 잡기를 제한 대부분의 잡기 쿨타임은 딜용 라밤 스킬보다 빠릅니다. 흑궁은 쿨타임이라도 길었지, 라밤은 그것도 아닙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시로 스칼라와 동투 생필드로 싸울 때, 아히브나 치명타 난수 최고 기준 한방에 대강 피 90퍼센트가 까입니다.(잡기와 동시에 중력핵 개방, 라밤잡기라 계열이 달림, 개방된 중력핵을 말뚝주딜기로 즉시 터트려 폭딜 가능, 이후 다른 라밤까지 적중 가능)
잡기캐릭 중 가장 구린 홍련도(쿨 긴 라밤잡기임에도 일반 제자리 무적잡기 사양, 스칼라와 같은 중력핵 개방 등 패시브 연동 유틸이 없음)
잡기 불귀 굴레 광란 세 번 맞추면 동투 토템을 터트릴 수 있습니다.
(잡설이지만, 같은 라밤 잡기인데 스칼라는 특수기능 달아주고, 홍련은 그냥 왜 생 제자리 무적 사양인지 모르겠습니다. 눕히고 스킬 쓰면 구슬 찬다 이걸까요…? 반대로 뒤집어 생각했을 때 잡기에 즉시회복 달아도 좋아보이진 않는데, 가장 좋은 잡기랑 가장 구린 잡기가 둘 다 라밤인 꼴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스칼라 홍련은 둘 다 비주류에 뭔가 달라보이는 라밤 잡기이므로 더 와닿는 예시를 들어봅시다.
일반 동투 나메에 들어가셔서 풀손컨하는 타이탄이랑 버서커 랜서 이런 생뚜벅이 들고 싸워보십시오.
컨이 같다는 전제 하에 진짜 날고 기어도 못 이깁니다ㅋㅋ 잡기 두 번 당하면 찢길 거거든요ㅋㅋ
마지막 이유로 잡기의 편의성이 더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표현이 좀 와닿지 않을 수 있으나, 내용은 간단합니다.
잡불 아이콘이 나오면서 옛날과 다르게 캐릭터별 잡불기의 종류 판정 모션시간 등을 외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냥 잡불아이콘 나오면 거르고 잡불아이콘 꺼지면 덥썩 잡으면 그만이 되었죠. 옛날 잡불 심리전은 잡불측이 잡기측보다 우세했었습니다. 이젠 아닙니다. 다 보여주는 패치 이후로 잡불 심리전이 잡기측에 크게 유리해진 겁니다.
아즈낙 전장 등에선 잡불 이동기를 사용하고 모션이 나왔는데도 잡혀가는 현상이 빈번합니다. 굳이 아즈낙이 아니더라도 필드에서 연환격 이동무적이나 심벽 이동무적같은 건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 그냥 끌려가서 쏘옥 잡힙니다. 타이탄이나 야차 등은 옛날부터 잡기 판정 좋기로 유명해서, 잡불기랑 잡기랑 동시에 써서 잡불기 판정이 구리다면(무모 차징이나 구 화월 만개 선딜 잡불 등) 잡불 발동보다 먼저 잡기 판정이 들어가 잡혀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잡불이 잡기보다 심리전 이득을 보던 시절에도 이랬는데, 지금 판정 구린 잡불기들은 사용감이 어떻겠습니까?
거기에 더해, 나메 등에서 자꾸 눈뽕 이펙트가 늘어나 잡으러 오는 적을 주시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대체 이 눈뽕을 왜 자꾸 고집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 또한 잡기를 피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와중 무시할 수 없는 걸림돌이 됩니다…
캐릭터의 포지션이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잡불 전가후슈를 통째로 싸잡아 묶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전가후슈 불평등은 개선을 한 쪽이 더 재밌었으니 이건 올바른 패치같긴 합니다.
근데 잡불은 좀 다른 것 같았습니다. 잡불 일괄삭제했던 한 주동안 무슨 아비규환이 있었는지 다들 기억하시지 않습니까?
잡불이 유달리 많던 앗케 도사 설화 이런 애들이나 개수 줄이면 그만이지, 왜 이렇게 유난을 떠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근데 다들 펄어비스가 뭔가 제대로 하려는 거 같다 하길래 믿고 기다렸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문제가 생겼네요.
밸런스 맞출 캐릭터도 너무 많고 황밸은 존재하지 않으니 문제가 생기는 건 이해합니다마는, 이번 잡기 관련 사안은 솔직히 신경만 조금 썼어도 안 터질 일 같아서 좀 이상하다 생각합니다… 캐릭터 특성 따라서 이거저거 패치해주는 것보다 훨씬 쉬운 작업일 텐데, 왜 방치해두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투신 무망 무적같은 거 뺏지 말고 거시적으로 보십시오.
잡기 없는 친구들도 좀 살아났음 해서 적어봅니다. 모야모였습니다. 총총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