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연의 슬로우에 대해 실험해본 적이 있다(게시글도 썼었다)
당시엔 라밤도 없던 옛날이지만 이 게임의 슬로우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는데,
대체 왜 단체전의 연은 그렇게 느려지는지, 일투와 랭투와 필드와 아즈낙 등 환경의 차이가 뭔지 한 번 간단히 정리해 보자.

일단 검사모의 슬로우 종류는 공속깎, 이속깎 두 가지가 있다. 두 옵션은 기본적으로 음수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알고 가자.
공속깎은 스킬 모션 속도에 관여해 슈아나 전가 혹은 무적이나 피감 등이 모션과 연동된 경우에 그 길이를 늘릴 수 있다.(패시브 등에서 특정 시간동안 지속된다고 명시된 경우엔 모션 속도와 상관이 없으므로 늘어나지 않음을 유의하자.)
이속깎은 캐릭터가 이동하는 속도 자체에 관여하며, 세로축에 의해 높이 변화 등이 있을 경우 추가적으로 체감이 달라진다.(오르막길에선 더 느리게 느껴지고 내리막길에선 더 빠르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공속깎 수치가 이속깎 수치보다 체감 슬로우 효율이 높아,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스킬에서 공이속깎이 존재한다면 이속깎 쪽이 수치가 좀 더 높게 책정되는 편이다. 그래서 공속증은 장갑에만 붙고, 이속증은 반지와 신발 두 곳에 붙일 수 있다.
공속깎이 이속깎보다 스탯 밸류가 더 좋은 이유는 간단한데, 스킬의 모션 속도가 느려지는 것에 스킬로 이동하는 속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대부분의 클래스들이 이동 스킬을 돌리며 움직이기 때문에 체감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 슬로우들은 스킬 흐름, 스킬 효과(전투 패시브 등), 기억각인, 수정 옵션 등에 따라 증감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연은 전투 패시브에서 범위 공이속깎을 뿌리고(서리 지대), 연계로 스킬 흐름의 공속깎이나 이속깎 옵션을 강화하며 적이 사용하는 스킬 흐름에 의한 슬로우를 무시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 대가로 연이 자체적으로 걸 수 있는 슬로우의 지속 시간은 4초로 고정이다.
의외로 연이 자체 스펙으로 최대로 걸 수 있는 공이속깎 수치는 스킬 흐름의 공속깎이다. 실험해본 결과 자신이 뿌리는 전투 패시브 장판과 스킬 적중에 의한 스킬 흐름의 공이속깎은 중첩되지 않으므로, 연이 걸 수 있는 공속깎의 최대치는 당시 기준 30퍼센트였고, 이속깎의 최대치는 50퍼센트였다.(필자의 라밤 기술 레벨이 아직 공이속깎 흐름을 열 수 있는 수준이 못 되므로, 라밤 슬로우와 중첩되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아마 중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는 하다)

보통 30퍼센트 수준의 공속깎은 실제 필드나 랭투, 2대2 등의 전장에서 크게 효과를 낼 수 없다.
50퍼센트 수준의 이속깎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거슬리는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다.(못 도망가는 수준은 아니나 연의 자체 기동 속도가 많이 빠른 편이므로 체감이 나는 거지, 클래스가 가진 이속증이나 본인의 각인 여하에 따라 충분히 메꿀 수 있는 슬로우 수치다.)
왜냐하면 요즘 나온 메이저 캐릭터들은 자체적으로 스킬에 공이속 증가를 탑재하거나 패시브로 공이속 증가를 가진 데 더해 모션이 빠르고(올타임 면역인 도사, 딜타임 모션이 짧은 데드아이, 공이속증이 있는 스칼라, 공이속증도 있고 66퍼 가동률의 슬로우 면역이 있는 쿠레나이 등), 추가적으로 장갑, 반지나 신발 등으로 공이속 스탯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스킬흐름에 공이속증이 없는 클래스들은 이 정도만으로 꽤 거슬리는 슬로우가 나온다. 예를 들어 미스틱은 아즈낙처럼 기억각인이 없는 경우 연의 이속깎을 떨쳐낼 수 없다.)

근데 이제 기억각인이 미적용되는 곳에서는 크게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이속 수치의 기본 상태가 0퍼센트가 아님을 알고 가야만 한다.
검사모의 시스템상 기본적으로 패시브 스킬을 찍고 장비를 챙겨입는 등의 세팅을 하면 기본 공이속증은 20퍼센트 맥스에 턱걸이하는 수준이 되는데, 검사모의 스탯 대부분은 수치를 오버해 챙길 수 있어 실전 필드에서는 오버해서 챙기는 기억각인 공이속증 등으로 최소한의 저항성을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억각인이 없으면 이 턱걸이 공이속증 상태에서 적 스킬에 의한 슬로우나 패시브 슬로우를 그대로 맞게 되어 맥스치인 20퍼센트 밑으로 바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러면 즉시 슬로우가 체감되는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캐릭터의 범용 공속깎 흐름은 10초 지속 15퍼 공속깎인데, 기억각인 미적용인 무신제 대련이나 아즈낙 전장 등에서는 이 정도의 슬로우만으로 충분히 적을 짜증나게 만들 수 있게 되며, 연의 이속깎 -50퍼수준으로는 단숨에 음수에 준하는 감소치를 걸 수 있게 되어 미스틱 등의 클래스들도 순식간에 굼벵이로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제 의문이 좀 생기게 되는데, 태전이나 랭투, 2대2나 필드 등은 기억각인 적용인데 왜 연을 만나면 스킬을 못 쓸 만큼 느려지는가?
그것은 바로 공속깎 기억각인의 수치 중첩 때문이다.
아까 상술했듯 연의 패시브 20퍼 공이속깎과 스킬 30퍼 공이속깎은 중첩되지 않으므로 연 자체만으로 걸 수 있는 공속깎의 한계치는 30퍼센트다. 하지만 기억각인으로 걸 수 있는 슬로우는 여기서 추가적으로 합연산된다!
공속깎 태각 기준 7퍼센트 공속깎 맥스 기억각인을 6파츠 장착할 수 있으므로 합연산 가능한 공속깎은 42퍼이며(원래는 유물 기각 파츠가 없었으므로 35퍼가 최대선이였다.) 연의 30퍼와 총 72%로 합연산되어 공속깎을 단숨에 음수 -15퍼 전후로 떨어뜨리게 되고, 검사모 유저들이 익숙한 평소 공속 수치는 +20퍼. 기준 속도의 1.2배 상태인데 여기서 기준 속도의 0.8배 상태(스탯 공속 -20퍼상태)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 실 체감효율은 훨씬 심각해진다.
심지어 공속깎 기억각인은 연의 4초 지속시간에 비해 훨씬 긴 지속시간 10초를 가지고 있으므로 연이 도망갔거나 연을 떨쳐냈더라도 연 패시브 이상의 슬로우를 2.5배의 지속시간으로 선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범용 슬로우 흐름 15퍼깎 10초를 가지고도 공속깎 42퍼를 탑재 시 유사 연처럼 굴릴 수 있게 된다(쿠레나이를 슬로우 서폿으로 굴리는 방법).

그리고 여기서 번외로, 설산나메의 공이속깎은 이에 추가로 합연산되므로 -5퍼센트 기본 감소치만 해도 심연 각인 수준이며 -10퍼센트 상태가 되면 아즈낙이나 무신제 대련 수준의 장갑과 신발각인이 무효화되는 정도의 디버프를 선사한다. 이는 매우 큰 수치며 연에게 공속깎 태각을 하나 이상 더 달아주는 수준의 버프를 제공하는 꼴이다.
참고로 설산 나메에서 난전 디버퍼가 아닌 썰자를 위한 연들은 설산 나메의 슬로우가 적들의 공이속을 상쇄해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대부분 모피나 생회 등을 챙겨 체급을 끌어올리는 선택을 한다. 슬로우도 자연적으로 유효한 수준으로 들어가고 연 자체가 계수 깡패에 방호 수단이 부족해 모피나 생회 등으로 체급을 올리면 효율이 굉장히 잘 나오기 때문이다… 유물기각으로 슬로우 7퍼만 챙겨도 유효해진 것도 크고…



요약

대인전 기준 연의 공이속깎은
내가 공이속증 기각을 챙기고 연이 슬로우 기각을 안 챙기면 짜증나는 선에서 그친다.
내 공이속증 기각이 미적용되거나 전장이 설산 나메인 상태에서 연 공이속증 기각도 미적용되면 거지같은 수준이다.
내가 공이속증 기각을 챙겼음에도 연이 공속깎을 많이 챙길수록 죽고 싶어지는 정도로 강해진다.
내가 공이속증 기각자리에 다른 옵션을 챙겼는데 연이 공속깎을 챙겼다? 죽었다고 복창해라 그냥ㅋㅋ
내가 공이속증 기각을 챙겼고 연도 공속깎을 챙겼는데 전장이 설산 나메다? 그냥 삶을 포기하는 게 낫다 그런 변태랑 싸우지 마라.
물론 그런 변태를 만났다면 그 변태 연에게 붙잡힌 사이 해당 연의 길드 유저가 와 느려진 당신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 것이다…

내가 공이속증 기각도 안 챙겼고 연이 공속깎을 챙겼는데 전장이 설산 나메다? 명복을 빈다. 자사조차 못 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