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고 화려한 궁전에서 결혼 행진곡이 울린다. 방금 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를 위해 좌우에 도열한 하객들이 축하하는 모습은 여느 결혼식장 모습과 다름없다.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에서 열린 결혼식의 한 장면이다.

펄어비스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탓에 결혼식이 연기된 체코의 검은사막 이용자 커플이 게임 내에서 가상 결혼식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게임이 ‘비대면’ 결혼식 장소로 활용된 셈이다.

펄어비스 측에 따르면, 체코에서 검은 사막을 즐기던 게이머 커플(게임 아이디 insidel, svetluska)은 5월 30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결혼식을 무기한 연기해야만 했다. 이들은 사연을 펄어비스 측에 전했고,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여 검은사막 게임 내에 가상 결혼식을 마련했다.

결혼식은 5월 23일 게임 내 명소 ‘그라나 궁전’에서 열렸다. 검은사막 게임 운영자(GM)는 현장에서 작곡 시스템을 활용해 행진곡을 연주했다. 신랑 신부가 소속한 길드의 플레이어들이 대거 하객으로 참여해 실제 결혼식장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혼 서약 이후, 게임 운영자가 하우징 시스템으로 만든 피로연장에서 애프터 파티도 진행했다. 길드원은 게임 내 각종 감정표현 기능을 활용해 신랑 신부를 축하했다. 결혼식 소식이 SNS 등으로 확산하면서 게임 내 다른 이용자들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