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검은사막’ 기습 심야토크를 개최한 까닭 2021-08-04 00:34 부캐엉

지난 1일 새벽 검은사막 총괄PD 앞세워 기습 심야토크 개최
유저 이탈 계속되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여
‘불통’에서 ‘소통’으로 전환하겠단 의지로 해석

 

검은사막 '심야토크' 모습 [자료 펄어비스]

검은사막 '심야토크' 모습 [자료 펄어비스]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이 최근 큰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유저들의 요구 사항에 반하는 업데이트로 인해 민심이 나락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재희 검은사막 총괄 PD는 지난 1일 새벽 기습 ‘심야토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2시간여가량 진행된 심야토크를 통해 김 PD는 유저들의 불만 사항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이번 소통을 통해 검은사막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은사막은 지난 2014년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 15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MMORPG다. 펄어비스는 2014년 검은사막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 버전’과 ‘검은사막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검은사막 IP는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4500만명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은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검은사막은 국산 게임으로는 드물게 북미에서 인정받은 게임이다. 국산 게임 가운데 최초로 북미 최대 게임 사이트인 ‘MMORPG 닷컴’의 인기 게임 1위 자리에 1년간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세계 최대 게임플랫폼 스팀의 북미·유럽 지역 MMORPG 서비스 순위에서 판매 1위, 인기 1위를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유저들, 그동안 쌓였던 분노 폭발...게임 내 시위로 번져

하지만 계속된 성공에 너무 도취된 탓일까. 개발사인 펄어비스는 유저와의 소통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많은 문제점이 쌓여만 갔고 최근 유저들의 인내심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사안에 대해 설명하기 전, 검은사막의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통 온라인 MMORPG는 아이템 보존과 관련해 여러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매번 시즌을 도입해 아이템 자체를 리셋하는 방법, 기존 아이템 가치를 끝까지 유지하게 만드는 방법 등이 존재한다. 검은사막은 후자를 택했다. 즉 아이템의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검은사막의 메인 콘텐트라고 할 수 있는 ‘거점전’과 ‘공성전’ 등을 즐기기 위해서는 장비 레벨을 높이는 소위 ‘스펙업’이 필요하다. 스펙업을 위해 유저는 끝없는 사냥과 아이템 강화를 반복하게 된다.  
 
문제는 검은사막의 사냥이 ‘노역’으로 표현될 정도로 너무 지루하다는 점과 스펙업 요구치가 너무 과하다는 점이다.
 
검은사막은 고화질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 특성상, 사냥터 업데이트가 상당히 느린 편에 속한다. 결국 유저들은 몇 년 동안 같은 사냥터를 지루하게 돌아야만 한다. 많은 유저들은 지루한 사냥 때문에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다른 영상 콘텐트를 보며 사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8년 추가된 ‘카프라스의 돌’ 시스템은 유저간 격차를 크게 벌렸다. 카프라스의 돌은 강화된 무기나 방어구에 발라 해당 아이템의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템을 ‘동’단계까지 다 강화한 유저들은 카프라스의 돌을 발라 추가로 능력치를 상승시키게 된다.
 
문제는 그동안 카프라스의 돌 수급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아이템의 보존 방식과 결부돼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동단계 아이템을 지니고 있는 상황속에서 카프라스의 돌 수급이 되지 않으니, 더딘 스펙업과 지루한 사냥의 콜라보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다.  
 
이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유저 친화적 업데이트로 주목을 받자, 검은사막 유저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에 펄어비스는 최근 부랴부랴 유저 편의성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강화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카프라스의 돌 수급도 쉽게 바꿨다. 하지만 여러 업데이트에도 불구, 유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너무 늦게 들어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진행한 ‘대저택 업데이트’는 유저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게임에 소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도 불구, 소위 ‘시간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후 유저들은 대규모 온라인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자료 펄어비스]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자료 펄어비스]

총괄 PD 직접 나서 민심 달랜 펄어비스...위기 극복할까

이러한 상황속에서 지난 1일 김 총괄 PD가 심야토크를 통해 유저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심야토크에서 김 PD는 ‘거점전 개선’, ‘편의성 패치’, ‘캐릭터 리부트’, ‘보물 아이템’ 개선 등 그동안 유저들이 요구했던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펄어비스는 앞서 ‘하이델연회’ 등 여러 공식 유저간담회를 통해 게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저들의 요구에 대해 총괄 PD가 직접 실시간 응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펄어비스가 느끼는 위기감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올해로 서비스 7년차를 맞이한 검은사막은 여전히 펄어비스의 대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감소로 인해, 펄어비스 전체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전체 매출 대비 35%에 달했던 검은사막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53%로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차기작인 ‘붉은사막’까지 출시가 연기된 상황속에서, 펄어비스에게 있어 검은사막의 중요성은 다시금 크게 올라간 상태다.  
 
펄어비스는 고집이 강한 개발사로 유명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특유의 뚝심으로 남들이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할 때, 홀로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도전해 이를 성공시켰다”며 “문제는 특유의 고집으로 인해, 유저 요구사항보다는 자신들의 철학을 더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펄어비스도 나름대로 유저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매년 유저간담회를 개최하고 테스트서버격인 ‘연구소’를 만들어 유저 반응을 살펴보곤 했다. 다만 게임의 핵심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자신들의 철학을 우선시 했을 뿐이다.
 
문제는 지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게임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제는 ‘모바일게임’과 ‘자동사냥’이 대세가 된 상황속에서, 직접 컨트롤을 통해 반복 사냥을 강제하는 방식으로는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기 사실상 어려워졌다.  
 
아울러 검은사막은 콘텐트 하나하나에 들이는 시간이 다른 게임보다 훨씬 많이 드는 축에 속한다. 이는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과 요즘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들에게 일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 1일 심야토크를 시작으로 펄어비스가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동안 언급을 꺼렸던 여러 문제에 대해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은 자신들의 철학보다는 유저들의 요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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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기술사 2021-08-04 07:36
근데 소통 하는 척 하다가 말거임메~~~~~ 🐃🐃🐃🐃🐃
2021-08-04 07:36
쾅흐이 2021-08-04 10:58
예전에 리니지 뮤 디아2 같은 게임은 우째 했을까
2021-08-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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