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게임을 시작한 지 이제 고작 10일 정도 됐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과금한 것도 아니고, 천천히 조금씩 과금하면서 게임을 알아가고 콘텐츠 하나하나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서버 통합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솔직히 어이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이벤트 서버’, ‘통합 예정 서버’라는 안내를 받고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신규 서버가 열렸고, 신규 유저가 유입되고 있기에 평범하게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서버 통합을 한다고요?
그렇다면 최소한 서버를 열 때부터 “이 서버는 일정 기간 후 기존 서버와 통합될 예정입니다.”라고 명확하게 고지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쿠툼 서버에는 저처럼 처음 검은사막을 시작하는 신규 유저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 게임을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갑자기 서버 통합을 공지하고, 기존 서버로 이전하라고 하는 게 과연 신규 유저를 위한 운영입니까?
신규 유저가 기존 유저와 경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게임을 직접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장비를 올리는 과정이 절대 빠르지 않습니다.
내실은 말할 것도 없고 장비 하나 맞추는 것부터 정말 한 땀 한 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하루에 마음껏 파밍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닙니다.
매일 20분 정도의 콘텐츠를 하고, 주간 퀘스트로 해적섬 40분을 하고, 유자차나 시계태엽을 사용해 추가 시간을 확보해도 얻는 재화가 넉넉하지 않습니다.
운이 나쁘면 하루 종일 해도 필요한 재료를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악세서리 각성에 필요한 재료가 650개씩 들어갑니다.
이런 구조에서 신규 서버가 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기존 서버와 통합한다는 게 정말 신규 유저 입장에서 정상적인 성장 환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6개월, 9개월 정도의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그 6~9개월이 장비, 내실, 재화, 캐릭터 성장의 엄청난 격차로 이어집니다.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이제 막 게임을 시작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미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성장한 유저들과 같은 서버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걸 두고 신규 유저에게 “열심히 따라오세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따라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통합하는 것과,
따라갈 방법도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서버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저도 서버 통합이 언젠가는 필요할 수 있다는 건 이해합니다.
문제는 시기와 방식입니다.
신규 유저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서버라면, 적어도 신규 유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주고 통합에 대한 사전 고지를 명확하게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방식은 신규 유저 입장에서
“게임 시작 → 과금 → 성장 → 서버 통합”
이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불구덩이에 밀어 넣기 전에 지금까지 시간과 돈을 들여 쌓은 것부터 최대한 챙겨 가겠다는 운영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규 유저에게도 최소한의 선택권과 설명은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미 통합을 결정했다면 단순히
“서버 통합합니다. 이전하세요.”
라는 식의 공지가 아니라,
왜 지금 시점에 통합해야 하는지,
신규 서버와 기존 서버의 성장 격차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신규 유저가 기존 유저를 따라갈 수 있도록 어떤 지원책을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왜 서버 오픈 당시 이런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는지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게임을 시작한 지 10일밖에 안 된 저조차도 이렇게 허탈한데,
몇 달 동안 꾸준히 플레이하고 과금한 신규 서버 유저들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검은사막을 처음 시작한 신규 유저가
“이 게임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신규 유저 유입 아닌가요?
신규 유저를 받아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서버와 통합시키는 것이 정말 장기적으로 검은사막에 도움이 되는 운영인지 묻고 싶습니다.
다른 게임들도 계속 출시하실 거고, 앞으로도 검은사막을 운영하실 거라면 더더욱 부탁드립니다.
신규 유저를 단순히 숫자로 보지 말아 주세요.
게임을 시작한 지 10일밖에 안 된 유저도 이 게임에 돈과 시간을 쓰고, 앞으로 계속할지 고민하며 플레이하고 있는 한 명의 유저입니다.
검은사막이 정말 펄어비스의 대표작이고 오랫동안 함께 가고 싶은 게임이라면,
이번 서버 통합만큼은 “운영진 입장에서 편한 결정”이 아니라 “신규 유저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버 통합을 무조건 철회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왜 지금 통합해야 하는지, 신규 유저들의 성장 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사전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이 세 가지에 대해서는 운영진이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신규 유저가 게임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내가 왜 이 게임을 시작했지?’라는 생각부터 들게 만드는 운영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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