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란 녀석은 어짜피 맞추기 어려운겁니다.
단순히 데이터만으로 플레이가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라면 이 현상은 더 부각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전 캐릭터 밸런싱의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단,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밸런싱을 추구하는게 더 옳바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밸런싱)
이하 글은 이 관점을 기본 베이스로 두고 써봅니다.
(편의상 말을 줄이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모든 컨텐츠에서 좋은 캐릭터가 있는건 좋은 밸런스가 아니다.
현 검사모엔 30여개가 넘는 캐릭터가 있다.
사거리로 나누자면 근접, 하이브리드, 원거리로 나눌수 있고,
역할론 적으로 나누자면 난타전 특화, 한타전 특화, 잡기류가 있다.
일반적으론 근접캐릭은 난타전 or 잡기류 역할을
하이브리드는 난타전과 한타전,
원거리는 한타전 특화의 역할을 한다.
캐릭터의 사거리와 역할이 나뉘는 상황에서 모든 컨텐츠에 다 좋은 캐릭터가 있다면 이건 이미 오버밸런스 캐릭터인거다.
생각해보면 쉽다.
캐릭터 특성상 좋지 못할 컨텐츠 마저 잘 수행해낸다면, 캐릭터 특성을 살린 컨텐츠에서는 절대적인 수행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 그럼에도 밸런스가 좋지 않은 캐릭터는 분명 존재한다.
캐릭 특성이 있고 그에 따라 수행력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버프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는데 이는 잘못된 현상은 아니라 생각한다.
앞서 역할론을 얘기한 이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좋은 의미에서 역할론이지 자세히 보면 두가지 케이스로 나뉜다.
a. 그 역할밖에 할 수 없기에 그것만 수행
b. 그 역할이 가장 효율적이기에 수행
a의 경우 플레이가 엄청 한정적으로 변한다. 즉, 피동적인 행태이다. 다른 역할을 수행할 때 효율이 떨어지는 수준이 아닌 효율이 없는 수준인것이다.
하지만 b의 경우 플레이 폭이 넓어진다. 능동적 행태이다. 다른 역할을 수행해도 어느정도 수행을 해 낼 수 있다.
피동적 행태와 능동적 행태는 플레이 하는 유저에게 전달하는 재미 수준이 크게 차이날 수 밖에 없다.
이유없는 버프 요청글을 제외하면 대부분 a의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의 버프 요청글이라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주서천님의 글대로 설화 같은 캐릭터는 다인전에선 정말 할게 없는게 현실이다.
그 분이야 PVP가 메인이기에 수긍하시는 듯하지만,
밸런싱 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다인전(태전)에서 단순히 보스만 때리는 플레이를 넘어선 무언가를 수행할 수 있는 버프를 하는게 옳다.
낭낭펀치님의 글 대로 아크메이지 같은 캐릭터는 투기장에서 정말 할 게 없다.
소수쟁, 다수쟁에서 아크메이지의 역할이 확고한건 분명하지만, 특정 컨텐츠에서 평균이하도 아닌 바닥인 수준이라면 버프를 하는게 옳다.
3. 멀티 수행능력이 부족한 케이스
이 쪽에 들어있는 캐릭터들은 보통 능력치중 한두가지가 극단적으로 좋지 않다.
현 메타에서 캐릭터를 분석할때
필드 슈아 유지력 / 투기장 슈아 유지력 / 데미지 / 콤보 연계력 (CC구성) / 추노력(이하 치빠) / 스킬범위(사거리 포함)
정도로 구분 가능한데 멀티 수행 능력이 부족한 케이스의 경우 이 중 한두가지만 좋다.
각 컨텐츠가 요구하는 능력치는 분명 다르다.
투기장의 경우 투기장 슈아 유지력과 콤보연계력, 데미지가 좋을수록 유리하다.
태전의 경우 데미지, 스킬범위, 치빠가 좋을수록 유리하다. (필드 슈아 유지력은 대부분 캐릭터가 어느 수준이상 올라갔기에 뺀다.)
멀티 수행능력이 부족한 케이스는 특기인 컨텐츠에선 좋으나, 그 특기가 부각되지 않는 컨텐츠에선 할게 없는거다.
그렇다면 버프방안도 간단하다. 부족한 능력치를 강화해주면 된다.
이번 밸패에서 부족한 능력치가 강화된 캐릭터들은 떡상을,
자신의 특색만 더 강화된 캐릭터들은.. 현상유지가 된걸로 예를 들겠다.
4. 메커니즘이 잘못된 케이스
개인적으론 이 케이스의 대표는 샤이라 생각한다.
극단적 다단히트 스킬위주이면서 각 히트의 속도도 느리다.
느리고 느린데 발도 느리다.
그런데 얘는 서포트 지향 캐릭터이다.
현 치빠 메타에서 이렇게 느리고 느린 캐릭터로는 역할을 수행 할 수 없다.
조금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서포터로 활용시 스킬 시전속도가 느려서 힐량도 낮은데,
캐릭터 발이 느려서 열심히 치빠하는 캐릭터를 따라 갈 수도 없어고...
때문에 그냥 아군이 뭉친 곳에서 눈먼 힐을 하게 된다.
즉, 어짜피 죽을 자들에게 0.5초 더 맞을 기회만 제공할 뿐이다.
아군을 캐리할 사람에게 서포팅을 집중 할 수가 없다. (캐리 라인들은 캐릭 성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딜러로 활용시 스킬 시전속도가 느려서 DPM도 낮은데
캐릭터 발이 느려서 치빠도 제대로 못하고 얻어맞는다.
캐리라인이라면 상대 캐리라인을 짤라줄 수 있어야 하는데, 느릿느릿한 가속력 때문에 쳐다만 본다.
때문에 적군이 뭉친 곳에서 눈먼 딜링만 하게 된다.
얘가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다른 캐릭터들은 150% 수행 가능하다.
이런 메커니즘이 잘못된 캐릭터들은 스킬 계수적인 측면이 아닌, 스킬 메커니즘적인 측면에서 버프를 해야한다.
샤이의 경우 뾰로롱의 스킬을 세분화, 다회성 스킬로 변경.
돌려 받기까지 오래걸리는게 부메랑 스킬의 컨셉이라면, 부메랑을 던진 후 다른 부메랑을 또 던질수 있도록 변경.
서포팅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제대로 된 돌진기와 무적 탈출기, 정밀한 위치선정을 할 수 있는 회피기로 변경.
등이 필요할 것이다.
즉, 메커니즘이 잘못 된 캐릭터는 모든 컨텐츠에서 비효율적이고...
메커니즘이 수정되기 전까진 그 캐릭터는 지양하는게 좋다.
5. 캐릭 컨셉을 활용하지 못하는 케이스
이 케이스는 특정 조건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멀티 수행 능력도 괜찮은 캐릭터인데 특정 조건에서만 사용할 수 없는거다.
대표 캐릭터로는 아크메이지라 생각한다.
아크메이지의 캐릭 컨셉은 무엇인가?
(치빠가 아닌) 카이팅의 극을 보여주는 캐릭터 아닌가?
데미지가 약해도 극단적인 카이팅을 통해 자신의 포지션을 선점하고, 적을 지속해서 타격하는 캐릭터 아닌가?
대부분의 상황에선 이 컨셉을 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단 한 곳에서 이 컨셉을 유지 할 수 없는데, 그곳은 바로 투기장이다.
아크메이지 (아니 원거리 캐릭터들 대부분) CC기 구성상 콤보 연계력이 좋지 않다.
하지만 원거리 캐릭터이므로 안정적인 거리에서 지속적으로 타격이 가능하다면 연계력의 부족함이 문제될게 없다.
그런데 투기장에선 카이팅 스킬에 슈아가 전무하다.
게다가 카이팅 스킬중 하나는 CC기중 최약체인 경직조차 붙어있지 않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데미지가 약해도 극단적인 카이팅을 통해 자신의 포지션을 선점하고 적을 지속해서 타격해야하는데,
그 시발점부터 못하는거다.
극단적인 카이팅을 하지 못해서 자신의 포지션을 선점하지 못한체 적을 지속적으로 타격해야하는데,
투기장 슈아 유지력도 떨어지니 지속적으로 타격도 할 수 없다. 그와중에 데미지도 약한거지.
이렇게 컨셉을 활용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일단 컨셉의 활용 가능성부터 열어주어야 한다.
캐릭터의 컨셉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활용 가능한 것이 좋다.
6. 컨셉이 부실한 케이스
이 쪽이 가장 답이 없으면서도, 가장 가능성이 큰 케이스이다.
펄어비스는 캐릭터의 컨셉을 중요시 한다.
그래서 어설픈 컨셉이라도 컨셉이 잡혔다면 그걸 유지한다.
가끔 컨셉조차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엔 차라리 낫다... (컨셉을 추가만 해준다면...)
개인적으로 이 케이스의 대표는 천랑, 낭랑, 윈드워커이라고 생각한다.
낭랑이는 컨셉이 어설프다. 흑랑이를 탑승 할 수 있는건 알겠는데, 탑승을 해서 무엇을 하란건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오토바이를 타고 서킷에서 초 고속을 즐기던, 잭나이프를 난무하는 스턴트를 하라는게 아닌
그냥 오토바이를 타라 라는게 낭랑이의 현 컨셉이다.
천랑이는 컨셉이가 없다. 이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다른 캐릭터는 더 수월히, 더 효율적으로 가능하다.
봉을 들고 슈아가 있는 적을 밀어낼 수 있는것도 아니고 (넉백이 아닌 위치를 강제적으로 뒤로 밀어버림. CC기가 걸리지 않아도 위치는 이동됨)
봉을 땅에 찍고 날라간들 커세어마냥 초장거리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손오공 마냥 봉이 커져서 10미터 거리에서도 근접판정으로 타격 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체 얘는 뭔가????????
윈드워커도 비슷하다. 치고 빠지고 때리고 잡는 캐릭인건 알겠는데,
제대로 치고빠지지도 못하면서 때리는 범위도 적은데 때리는게 쎄지도 않다.
다수쟁에서 떨어져 나온 소수를 짤라먹어야할 캐릭터인데 그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컨셉이 그나마 비슷한 미스틱을 보자.
돌진기가 난무한 캐릭터라 일단 치빠가 된다.
때리는 범위는 작아도 패시브 까지 활용하면 때리는 데미지 자체가 무식하다.
다수쟁에서 떨어져 나온 소수라면 제대로 짤라먹을수 있다.
컨셉이 부실한 캐릭터는 활용할 이유가 없다.
메커니즘과는 조금 다르다. 메커니즘은 활용 할 수가 없는거고,
컨셉은 이유가 없는거다.
이런 캐릭터는 컨셉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계획할 필요가 있다.
7. 결론
뭐 글은 길게 썼다만...
결과적으론 메커니즘과 컨셉의 부재 케이스만 거르면 된다.
(반대로 메커니즘과 컨셉의 부재 케이스 부터 밸패를 해 주었으면 한다. 이쪽은 유저를 찾아 보기도 어렵다;;)
다른 케이스들은 적합한 컨텐츠에서 활용할 수 있는데,
이 부류들은 적합한 컨텐츠도 거의 없을 뿐더러,
플레이 재미조차 없기 때문.
펄어비스 운영자 분들도 캐릭터 버프시 이런 측면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모든 컨텐츠에서 만능인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는게 아니다.
컨텐츠에서 활용이 불가능한 캐릭터를 살려달라는거지.
그리고 투기장이 종종 들어가긴 했는데, 사실 투기장은 손이 메인인 컨텐츠라 적절한 예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방향성 제시를 위해 일단 넣었다. 이 부분은 양해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