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기대를 안고 정식 콘텐츠화된 카르케야의 영웅이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1월과 2월이 진행될 동안 4000점 달성자는 전무했고 3월도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이번달에도 4000점 달성자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입니다.
최근 카르케야의 흐름을 살펴보면 3500점까지만 찍고 대부분 잠수를 타는 경향이 짙습니다. 가뜩이나 하는 사람도 줄다보니 4000점을 지향하는 사람도 매칭이 잡히질 않아 결국 3700~3800구간에서 포기하기 일쑤입니다.
상위 구간만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BJ들의 카르케야 방송을 모니터링한 결과 낮은 구간인 2000점대서도 예전만큼 빠릿빠릿하게 매칭이 이뤄지지 않는다는게 체감될 정도더군요. 확연한 적신호가 들어온 셈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기대를 받던 카르케야가 망해가는 몇 가지 이유를 짚어볼까 합니다.
*순위표 제공 언제?
투기장러들이 초기부터 지속해서 요구했던 게 순위표였습니다. 대략 내가 어느 정도 순위에 있는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랭킹전, 검은태양과 같이 다른 대전에는 다 있는 순위표가 카르케야에서만 빠졌습니다. 때문에 내 손가락 실력이 어느정도일까 궁금해 하는 투기장러의 욕구는 계속 충족되지 않고 있고 대충 3500점만 찍고 잠수타자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순위표만 제공해도 최상위권의 매칭률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이라 봅니다.
*매칭폭은 더 확대해야
현행 카르케야에서는 체감상 100점만 차이가 나도 매칭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듯합니다. 가뜩이나 돌리는 사람도 줄었는데 점수격차가 조금만 벌어져 만나지지 않으면 매칭 시간 장기화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지루함을 낳습니다.
매칭 가능한 +-점수대를 좀 더 넓혀 보다 빠릿빠릿한 대전이 가능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점수가 크게 낮은 상대에게 지면 내 점수 손실은 크겠지만 멍하니 매칭을 기다리는 것보다 나아 보이네요.
*주말에만 할 수 있는데
카르케야의 영웅은 토/일 주말 오후부터 새벽까지만 열리는 대전입니다. 문제는 주말에 온갖 핫타임이 열려 낮시간대는 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고점수대가 실제로 돌릴 수 있는 사실상의 시간대는 주말 태양의전장, 검은태양이 종료되는 9:30분 이후부터 새벽 2시까지입니다.
예전 카르케야 1~2시즌의 경우 수주간 매일 열려 그나마 매칭이 잘 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말은 친구들과 만나거나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해서 게임에만 집중하기 힘듭니다. 평일(월/수/금 or 화/목 or 월/화/수/목/금) 랭킹전이 열리는 시간대에 카르케야도 함께 열리게 해서 보다 넓은 플레이 시간을 보장하는 방안은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물론 이 경우 랭킹전, 라모네스 역시 카르케야가 진행되는 시간에 열리도록 해 형평성을 맞춰야겠죠.
*보상이 너무 짜
카르케야의 영웅은 특정 점수구간에 도달하면 블랙펄을 보상으로 줍니다. 문제는 이게 월말이 되면 매칭률이 극악으로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이미 목표 구간에 달성해 펄을 획득한 사람은 굳이 월말까지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앞서 제기한 순위표와 더불어 점수가 초기화되는 월말 순위 기준으로 추가적인 보상을 지급하면 참여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때 주어지는 추가적인 보상은 단순한 블랙펄이 아니라 금색 호칭과 같이 손가락 실력에 대한 명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이면 좋겠습니다.
*밸런스도 개선
밸런스는 사실 너무 당연한 얘기라 뺄까도 했지만 더욱 빡시게 하라는 의미로 넣어보았습니다. 극소수 직업이 판을 잡아먹었던 카르케야 1~2시즌에 비해 지금은 훨씬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우주방어에 위치렉까지 발생시키는 글래디에이터, 무한 슈아 미스틱, 일단 한번 눕히면 게임 끝내는 폭딜의 이클립스에 비해 상대적 약캐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결국 투기장 판을 떠나고 맙니다.
슈아기 위치를 바꿔주는 것만으로 약캐들은 투기장 강캐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펄어비스가 필드와 투기장 슈아기를 따로 나눈건 필드와 투기장 밸런스를 따로 잡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신속하고도 적절한 너프와 버프가 필요합니다. 별도의 밸패팀까지 보유한 회사 치고 투기장 밸런스는 너무 느릿느릿하게 잡히고 있습니다. 좀 더 분발해서 카르케야의 영웅이 이도저도 아닌 망콘텐츠가 되는 일은 막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