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타임이 돌아와서 다시 한번 씁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저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나, 적어도 투기장&카르케야&랭킹전에서 만큼은 저항을 필드룰과 별개로 없애거나 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공정한 투기장 환경 조성을 위한 방향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펄어비스는 투기장러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공정한 투기장 환경 조성을 위한 패치를 실시해 왔습니다. 사례를 먼저 볼까요?
1. 기상슈아무시 삭제
2. 슈아/전가 전환 삭제
3. 카운트 추가
과거 검사모 투기장은 잡기 클래스가 일방적으로 유리했습니다. 잡기를 성공하면 기상슈아를 무시하는 이득이 있었기 때문이죠. 콤보딜도 좋은 잡기 클래스가 기상슈아무시 효과까지 누리며 투기장을 압살하던 시절이 분명 있었죠. 비판이 커지자 펄어비스는 결국 기상슈아무시를 삭제했고 투기장판은 한걸음 더 공정해졌습니다.
슈아/전가를 상대에 따라 교체할 수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정된 스킬 불러오기 버튼을 활용한 편법인데, 상대가 전가를 잘 뚫는 직업이면 슈아, 그렇지 못하면 전가로 스킬 튜닝이 가능했죠. 이 역시 많은 지적을 받았고 펄어비스가 현재 선택한 스킬셋으로만 투기장에 입장하게 패치하면서 슈아/전가 전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투기장판 역시 한걸음 더 공정해졌습니다.
최근 패치를 통해 추가한 3, 2, 1 카운트도 나름 투기장판에 큰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핑이나 접속 환경의 차이로 상대는 움직이는데 나는 못움직여 선타를 맞는 상황이 꽤 줄었다고 체감이 될 정도니까요. 또 예전에는 시작 후 일정 기간 동안 버프를 너무 빨리 누르면 씹히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제는 3, 2, 1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버프를 써도 씹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긍정적이죠.
이처럼 나름 투기장에도 신경을 써 온 펄어비스가 다음에 주목해야 할 요소는 바로 저항이라고 생각합니다. 10%의 확률로 경직을 제외한 메즈가 적중되지 않는 이 저항은 매/우/자/이 등 최신 클래스는 투기장에서 거의(100%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삑사리가 나지 않지만 올드 클래스, 특히 일부 클래스들은 버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종종 발생합니다. 저는 심지어 한 판에 4번이나 저항이 나본 경험도 있을 정도죠.
올슈아가 유지되는 필드룰이라면 그나마 낫습니다. 내 메즈가 저항으로 인해 적중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나도 슈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역습당하진 않죠. 하지만 투기장은 다릅니다. 보통 비슈아기로 콤보를 이어나가는데 저항이 발생하면 대부분 역습을 허용해버립니다. 다 이긴 게임, 저항이 떠서 패배한 경험을 가진 분들은 이때의 기분이 얼마나 불쾌한지 잘 아실 겁니다.
비록 캐릭빨이 60%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긴 하나, 그래도 컨트롤의 영역이 40% 이상은 된다고 보는 투기장에서 '운'에 해당하는 저항이 특정 클래스는 0%, 일부 구닥다리 클래스 입장에서는 30% 이상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껴지는 건 분명 공정한 투기장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일부 클래스의 경우 스킬 적중률을 높이거나 타수를 늘리는 식으로 패치를 했는데 결국 '땜질'식 조치라고 봅니다.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필드까지 저항을 삭제하거나 확률을 줄이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일반투기장&카르케야&랭킹전에서만 별도로 저항을 없애거나 확률을 대폭 낮춰주었으면 합니다. 최근 패치 내역을 보니 투기장과 필드룰을 이제와 통일할 것 같진 않으니 이왕 나눈거 저항 역시 별개로 가져가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겁니다. 저항 삭제는 공정한 투기장 환경 조성을 위한 또 다른 한걸음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월클 펄어비스가 진지하게 검토를 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