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10.10 패치를 기해 신규 클래스인 화령을 출시했습니다. 초령에 이어 투기장 개사기캐가 나오나 기대반 우려반이었는데 결론은 투기장에서 적정(?) 수준의 성능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 화령은 현재 1.5초 무적을 부여하는 '등선' 효과가 투기장에서 발동되지 않는 버그가 있어 이 버그가 픽스되면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투력 보정이 적용되는 투기장 등에서만 등선이 발동되지 않는 버그가 있다는건 펄어비스가 얼마나 투기장을 등한시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화령은 홍련의 상위 버전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속도가 빠른 편이며 회전기가 많습니다. 투기장 슈아기로는 인중치기(6초), 피어오름(7초), 여우달음(11초)를 부여받았는데요. 모두 1회 사용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킬간 쿨 간격이 꽤 깁니다. 아마 등선의 1.5초 무적으로 개겨가며 싸우라는 컨셉 같은데 여튼 슈아 유지력이 넉넉하진 않습니다. 그나마 여우달음이 정신력을 소모하면 최대 4회까지 대시가 가능해 쭉 빠지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이래저래 비벼지긴 합니다.

(투기장 무한 슈아 시대를 연 초령에 비빌라면 개인적으로 0.1초쿨에 정신력 30 소모하는 맴체 정도에 슈아기를 줬어야 하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가 파훼도 되고 무한 슈아 유지도 되고.)

딜량은 그리 높진 않았습니다. 인중치기, 피어오름, 여우달음과 같은 돌진기를 쓰면 부여되는 '강신' 효과를 다음에 사용하는 딜기(주로 비슈아기)에 터뜨려 딜량 30%를 높이는 컨셉인데, 애초에 기본 딜량이 낮아 퍽퍽 피가 단다는 느낌은 없더군요. 뭐 그래도 나중에 후속 콤보가 연구되고 나면 반피 정도는 우습게 뺄 체급이긴 합니다.

전가 깨는 스킬이 없다는 건 요즘 같은 메타에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여우달음으로 상대 뒤로 돌아 공격하거나, 피어오름으로 상대 뒤로 돌아 치는 식의 어거지식 전가 깨기 컨트롤이 요구되는 데요. 그러나 두 스킬 모두 속도가 느릿느릿해 상대가 조금만 눈치가 빠르면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 투기장 1황으로 등극한 초령 상대로는 정말 해볼 수 있는 게 없더군요.

이래저래 투기장 화령의 핵심은 강신 발동시 채워지는 신령의 기운(총 5개)를 최대한 빨리 수급해 1.5초 등선 무적 효과를 얼마나 자주, 시의적절하게 터트리느냐가 될거 같네요. 앞서 등장한 위자드가 비슈아기 스킬을 복사해 슈아기로 터뜨리는 변수를 보여줬다면 화령은 비슈아기를 무적으로 바꿔 쓰는 셈이니 잘만 하면 무시무시할 것 같습니다.

여튼 서두에 밝혔다시피 출시 첫날 투기장에서 만져본 소감은 '적정 수준'인데, 다음주에 펄어비스가 "그래도 신캐인데 사기 소리는 들어야지!"라며 팔다리를 서너개 더 붙여주면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잠시 후 임시 패치를 통해 등선 효과 미적용 버그도 고쳐준다는데 이때 제대로 된 첫주차 투기장 성능 견적이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