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2.27 패치를 통해 신규 클래스 '레타나스'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출시 6주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신캐라 기대 많이들 하셨을텐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하자가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특히 사기 클래스들이 즐비한 요즘 투기장에서는 영 못써먹을 거 같습니다. 레타나스를 해보고 접한 첫 인상을 때마침 찾아온 임시 점검 기간 동안 써볼까 합니다.
일단 너무 느립니다. 계승 버전인 드라카니아도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딱히 선호되지 않는 클래스인데 레타나스 역시 드라카니아에 견줄 정도로 세월아 네월아 합니다. 묵직한 대검과 랜스를 드는 버서커와 랜서도 스피디한 속도감이 있는데 레타나스는 그에 비하면 거북이 수준입니다.
투기장 슈아기로는 돌진기인 '격파의 돌격(2회 충전)', '파멸의 인도자', 잡기인 '꿰뚫는 창'을 부여받았는데요. 격파의 돌격은 첫타 경직 2타 기절인데 사정거리도 짧고 선딜, 후딜이 너무 느려 끊어치기는 사실상 불가하고 상대를 맞추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어찌어찌 맞췄다해도 넉백기가 대부분 다단히트에다 타격점이 매우 좁게 설정되어 있는건지 바로 코앞에 두고도 콤보가 삑사리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잡기인 꿰뚫는 창도 사정거리가 굉장히 짧습니다. 다른 클래스들의 잡기는 꽤 먼거리도 달려가 패대기 치는데, 레타나스의 꿰뚫는 창은 바로 앞에 쓰러진 상대도 못잡고 허공에 뻘줌하게 창질을 할 때가 많더군요. 다른건 몰라도 위에 콤보 헛치는 거랑 꿰창 사정거리는 필수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로 봅니다.
파멸의 인도자 역시 굉장히 선딜이 긴데, 허공을 도약후 지면을 찍을 때에만 타격이 인정된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유사 스킬인 하사신의 열사 폭풍은 점프를 뛰자마자 타격 판정이 나와 굉장히 위협적인데요. 파멸의 인도자는 보고 못 피하면 아재 인증일 정도로 느립니다. 파멸의 인도자에는 신규 옵션인 '피해 감소'가 붙어있는데, 이걸로 슈아 버티기&맞딜용으로 쓰라는 건지 의문입니다.
레타나스는 마룡과 마인을 넘나드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클래스인데요. 일부 스킬이 마룡폼과 마인폼에 따라 모션과 타격수가 달라 외워야 할 게 더 많습니다. 마인폼에서는 넉백이던게 마룡에서는 다운기로 바뀌는 식인데 이걸 일일히 암기하고 실전에서 응용까지 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겠더군요. 그런데도 성능이 애매하니 문제네요. 오토 차량만 몰다 클러치 잘못 밟으면 엔진 꺼트리는 수동 차량에 앉은 듯한 기분이랄까요. 모바일 기기로 레타나스를 제대로 다루는 분이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전반적인 스킬의 속도감을 높이고 몇몇 문제 스킬의 타격 범위를 확대해주면 이래저래 쓸만해질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깊이 파고들수록 내상만 입는 클래스가 아닐까 싶네요. 다만 용 날개를 펼칠 때의 간지 하나 만큼은 발군이었습니다. 멋만 놓고 보면 1티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