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요
투기장 개편 소식 듣고 대련 잠깐 (2000점까지) 해본 후기 짧게 적고 갑니다
투기장 규칙 삭제만 빼고 보면 이전까지 투기장 개선 요구 사항으로 건의되던 것들이 꽤 반영된 느낌입니다
더 이상 "선타"가 불가능할 정도로 여유로워진 맵 크기, 3판 2선승제, 카르케야 상시화 등
물론 아직 초기라 맵이 너무 크다고 느끼는 문제, 매 판이 길어서 3판 2선승의 시간적 부담이 커지는 문제, 매칭 시간 문제 등 개선의 여지는 많지만 변화의 방향 자체는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투기장 규칙 삭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확실히 전보다 재미가 줄어든 부분이 크다고 느꼈지만, 이전에는 외워야할 게 너무 많은 것부터 심각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개발자분들이 투기장 밸런스 잡기 어려워하시는 부분, 다른 유저분들도 분리된 규칙으로 인해 느끼는 부담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저도 장기적으로 규칙 통일이 더 나은 방향이라는 의견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규칙 통일의 부산물로 완전히는 아니지만 일부 자연스럽게 완화된 문제도 있고요
(가드 상시 유지 못하면 네트워크 동기화 지연 체감이 커지는 문제, 가드 없는 상태로 콤보를 이어가는 중에 상태이상 저항 또는 특수 장신구 효과 발동으로 승패가 뒤집어지는 문제 등)
클래스 밸런스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투기장 밸런스 양상이 없어진 부분을 제외하면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가드 유지 시간 때문에 투기장에서만 비정상적인 성능을 보이는 클래스가 있었는가 하면 이제는 그런 격차가 사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이고
필드에서 원래부터 성능이 좋았던 클래스가 투기장에서도 좋아진 건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달리 말하면 필드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무신제 도입으로 더 부각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쿠노이치를 예로 들면, 원래의 투기장에서는 피해 감소를 무시하는 출혈과 비교적 자유로운 은신을 기본으로 하고, 잡기 후 힘줄 자르기로 은신 상태를 유지하며 전방위로 도망쳐서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플레이 덕분에 가드 유지 시간이 최상위권은 아니어도 종합적으로 투기장 최강의 클래스 중 하나였고, 잘 쓰면 거의 모든 클래스 상대로 승률이 보장되는 그냥 최강의 클래스였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필드에서의 체감과 정확히 같다고 생각합니다
면역 유지라는 최소한의 부담은 사라지고, 피해 감소를 무시하는 무한 출혈만 남아서 이전보다도 더 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클래스가 됐습니다
(사실 은신은 이전의 투기장에서보다 대처하기 쉽습니다. 가드 부족 상태에서는 은신한 상대가 껄끄럽지만 이제는 잡기만 조심하면 맵을 쏘다니든 세르트 기술을 허공에 난사하든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어서 별로 부담이 안 됩니다)
일부 회복 능력이 특출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필드에서 두각을 보이던 클래스면 무신제에서도 똑같습니다
달라진 건 일대일에 노출된 유저 수가 많아진 것 뿐이고, 무신제를 의식해서 밸런스 조정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발자분들의 재량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무신제에서의 밸런스 체감을 좀 더 얘기해보자면, 이전의 투기장에 비해 굉장히 단순해진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헌터 vs 하사신처럼 잘하면 원거리 vs 근거리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지만, 잡기가 없는 클래스끼리 대전하면 대부분 맞딜과 전방가드 후방슈퍼아머 성능으로 갈리고, 전반적으로 빠르게 "한방딜" 치고 빠져나올 수 있는지의 여부도 중요했습니다
잡기가 있는 클래스는 대부분 잡기 존재와 별개로 전가후슈나 한방딜도 갖고 있어서 잡기가 없는 클래스에 비해 항상 우선권이 있는 편이었고, 잡기가 있는 클래스끼리 만나야 비로소 모든 변수를 (그래봤자 얼마 안 되지만) 고려하면서 게임하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거리 문제를 제외하면 예전보다 승패의 변수가 더 적어진 느낌이기도 합니다
기존 랭킹전에서 개편된 최강자전은 추가 보정이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예상하던 대로 전투력 차이 극복이 더 어려워졌고, 단체전은 좀 더 변수가 많아 보이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개편한지 얼마 안 돼서 잡음이 좀 있지만 앞으로 개선해 나가면 기존의 투기장보다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