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이지만, 1편을 안 보고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최근 검사모 유저들 사이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컨텐츠가 있다. 아토락시온: 바아마키아라는 신규 컨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5명의 파티원들이 서로 협동하여 퍼즐을 깨고 보스몬스터를 잡아 보상을 얻는 주간 컨텐츠이다.
투력도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고, 피지컬도 20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구린 나라지만 그래도 명색이 검사모 리포터인데 신규 컨텐츠를 안 해볼수는 없으니 업데이트 직후 한 판 파티를 꾸려 참여해봤다. 그리고 놀랐다.
검은사막 모바일이라는 게임의 장르는 좀 더 공식적인 어조로 말하자면 ‘다대다 PVP 중심 MMORPG’ 일 것이고, 조금 더 유저들이 자주 사용하는 속되지만 직관적인 표현으로는 ‘리니지라이크’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유저들이 각자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킬수 있고, 그런 유저들끼리 모여 만든 세력 간의 경쟁과 전투가 핵심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장르 특성상 이런 게임들의 주요 유저층은 피지컬은 조금 떨어지지만 대신 게임 과금에 조금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 혹은 그 이전 나이대라 하더라도 나처럼 피지컬에 자신이 없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일상에서의 피로도가 높기에 게임에서는 복잡한 작업 없이 시간이나 돈만 들이면 게임 플레이가 쉽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들이다. 피지컬을 예시로 들었지만, 머리를 써야 하는 뇌지컬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근데 아토락시온의 플레이 방식은 이런 유저들이 원하는 플레이 방식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1) 기믹을 해결할 때 뇌지컬과 피지컬을 동시에 써야 하기에 매우 피로도가 높고,
2 심지어 플레이타임도 오래 걸려 적극적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유효 시간이 짧은 주요 유저층들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준다.
게다가 이 게임의 핵심적인 과금 동기이자 플레이 이유 중 하나가 돈을 쓰면 쓸수록 전투력이 올라가고, 그 전투력으로 권력의 맛이나 동경 등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되는데 이 컨텐츠는 5명 모두가 협동해야 하기에 그러한 ‘원맨 플레이’도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물론 아토락시온 컨텐츠 자체가 완성도가 부족한 컨텐츠는 아니다. 오히려 각 기믹을 다양하게 배치하는 설계라던가 여러 부분에서 상당히 완성도 있게 공들여 만든 컨텐츠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로 유저들이 원하는 맛은 아니었다.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을 어떤 장르, 어떤 유저층이 모이는 게임으로 파악하고 있는지 외부인인 내가 알 방법은 없다. 그러나 나는 장담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출시한 컨텐츠를 곧바로 삭제하라고는 할 수 없고, 그것은 나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따라서 나는 유저들의 불편함과 불만을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주기 위해 아래의 구체적인 개선안을 요구한다.
또한 이 내용은 반드시 개선해줘야 할 요구사항까지는 아니지만,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드니 개선안을 만들 때 참고하기를 바란다.
정말 스테이지를 깨는 것에 피로도가 큰 유저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1단계로 깰 수 있고, 높은 보상을 노리는 유저는 고생하더라도 3단계로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상이 아토락시온 컨텐츠의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이었다면 아래에서는 조금 더 지엽적인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아토락시온에 있는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2주 전 쯤, 나는 아토락시온을 클리어하기 위해 공개 파티로 파티원을 모집한 적이 있다.
아토락시온은 4만 이상의 유저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였기에, 최종적으로 모인 인원은 4만대 투력 1명, 5만대 투력 2명, 그리고 6만 초반대 투력 1명과 67000대인 나까지 5명이었다.
그리고 나는 4번째 스테이지를 진행하던 도중, 공략이 불가능하다고 판정하고 실패를 인정하며 파티를 해체시켰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기믹을 깨지 못해서? 아니다.
4만 투력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론상으로는 4만 투력 5명이 모여도 클리어 가능한 몬스터 스펙이어야 한다.
아니면 파티원 5명의 평균 전투력에 따라 몬스터의 스펙이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그 다섯 명의 파티원 중 가장 고투력이었던 나에게는 몬스터의 스펙이 낮게 느껴져야 했다. 적어도 나머지 4명이 다 죽더라도 혼자서라도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을 정도의 체감 스펙이어야 했다.
펄어비스에게 묻고 싶다.
이 몬스터, 보스 몬스터들을 정녕 4만 투력 캐릭터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4만 투력 캐릭터로 테스트는 해본 건지조차 의심스럽다.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봤다면 절대 깰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말이다.
따라서 펄어비스에게 요구한다. 아토락시온의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 스펙을 400층 유저 5명이서 실제로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정하거나,
혹은 파티원 5명의 평균 전투력에 비례하게 몬스터 스펙을 조정하여 그 파티의 가장 고투력인 사람이라도 무난하게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검사모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반응을 얻고 있는 컨텐츠가 있다. 협동 토벌이 바로 그것이다. 협동 토벌은 현재 총 3개로, 여러 명의 유저들이 모여서 진행하며 정해진 기믹이 있어 서로 협동하며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같다. 그러나 협동 토벌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무엇이 달라서일까?
첫 번째로, 협동의 강도가 약하다. 아토락시온에서는 5명 중 누구 하나라도 실수하거나 공략 숙지가 안되어있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할 정도이지만, 협동 토벌에서는 한 명이 실수하거나 전투력이 낮아 일찍 사망한다 하여도 나머지 인원이 클리어가 불가능해질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다.
두 번째로, 플레이하는 횟수와 플레이타임이 훨씬 적다. 협동 토벌은 기본적으로 주 1회 컨텐츠이며, 추가 입장권으로 추가 배율이 있다 하더라도 배율을 높이면 1번만 클리어하면 된다. 또한 플레이시간도 (한번에 잡는다는 가정 하에) 10분 내외이기에 부담이 덜한 편이다.
세 번째로, 피지컬의 비중이 덜하고 전투력의 비중이 더 높다. 각 협동 토벌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투력인 유저야 공격을 자주 피하기 위해 피지컬이 요구된다지만, 조금만 투력이 올라가도 공격을 맞으면서 보스를 잡는 것이 가능하기에 피지컬에 대한 부담감이 덜한 편이다. 그렇기에 컨텐츠 도중 생기는 피로감이 훨씬 덜하다.
무엇이 유저들이 원하고 진정으로 바라는 방향성인지 말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기껏 공들인 컨텐츠를 내놓았는데 이런 식으로 욕만 바가지로 먹는 것은 펄어비스에서도 바라는 바가 아닐 테니까.
나는 게임 업계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타가 공인할 만큼의 엄청난 게임 고수나 겜잘알도 아니다. 다만 이번 컨텐츠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또 다른 유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생각했던 개인 의견을 풀어놓은 것이니 미흡한 점 틀린 점이 있더라도 양해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