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릴 소도 없는 외양간을 다 태운 뒤 남은 건 잿더미 뿐이었다. 2025-05-23 02:04 VLAD (58.225.*.22)

추가 공지에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던 세 가지가 있었다.
1, 이번 사태가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2, 유사한 BM 구조, 강화 초기화 등 게임을 도박장처럼 만드는 시스템을 기획·개발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약속할 것
3, 모아시스를 활용한 개발자-유저 간 정기적 소통을 월 1~2회 공식화할 것

 

1번과 2번은 언급되었지만,
3번은 "좋은 자리에서 뵙겠다"는 식의 멘트로 넘어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뭉개고 넘어간 점이 특히 아쉽다.

 

 

이번 개선안을 보면
겉으로는 펄어비스가 많은 걸 내려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며, 대단한 결정을 내린 게 아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욕심을 냈고,
너무 많이 들어올렸기 때문에
결국 어쩔 수 없이 많이 내려놓은 것뿐이다.

 

즉, 이번 개선안은
과욕에서 비롯된 실책을 수습한 결과일 뿐
이를 숭고한 선택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사과 방식이다.
"사과드린다"는 말만 반복하고,
정작 사건에 대한 설명은 피한다.

"입장을 밝히면 변명 같아서 죄송합니다"라는 태도는
책임 회피에 가깝고, 오히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든다.

 

사건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을 통해 "우리가 욕심을 부렸고, 판단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 말이 변명처럼 들릴까 걱정이지만, 그럼에도 죄송하다"고 말했다면
오히려 더 진정성 있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오랜 시간 동안 아무 설명 없이 상황을 방치했고
그 사이 유저들은 분노했고, 실망했고, 게임을 떠났다.

중간에 내놓은 개선안조차
내용은 미비했고, 접근 방식은 기만적이었다.

 

결국 이 사태는
펄어비스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들이 쌓인 결과이며
그에 분노한 유저들의 자발적인 저항이었다.

 

이 방송은 그런 유저들을 향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잘못을 정확히 짚으며,
어떻게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리였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사과했다, 개선안 발표했다, 댓글도 읽었다"는 형식만 남았다.

 

방송의 목적이
사과 방송 했고,개선안도 냈고, 유저 반응도 확인했다는 체크리스트 수준으로
참담할 정도의 저급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하며.

 

펄어비스는
더 이상 잃을 소조차 남지 않은 외양간이었기에
그 외양간이 활활 타는 동안에도
그저 지켜보기만 했던 걸까.

 

이제 와서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말하지만
이미 그곳엔 잿더미만 남았다.

그 위에서 과연 무엇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내가 너무 부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미 많은 유저가 떠났고
돌아오더라도 그들은 이제
"검사모 안 해도 별로 아쉽지 않네"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그 인식은
게임을 완전히 떠나게 하거나
지갑을 닫고 가볍게 즐기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결국, 욕심에서 시작된 한 번의 선택이
그 뒤로 이어지는 최악의 선택들로 이어졌을 뿐이다.

 

V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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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아루인 (211.234.*.174) 2025-05-23 07:33
현재 게임에 남아있는유저들 하드하게 풀과금하는사람.그거 따라가보고 싶어서 중간과금.다 포기하고 그냥컨탠츠 즐기며 하는사람. 할게임없어서 자사나하며 눌러앉은사람. 딱 이정도인데 이번 사태로 대부분이 게임사 자체가 수익위주 운영으로 바뀌어 게임내문제 해결에 관심없고 과금유도에 진심이라는걸 느껴서 떠나는 모양세임 방송한거 좋은데 좀더 세세하게 자신들 판단착오.결정권자의 사과.시스탬의전면개편안이 나왔어야했음
2025-05-23 07:33
모험가1000682785 (223.38.*.56) 2025-05-23 07:53
회사가 사과와 환불이란 최종의 수단을 썼는데
그리고 회사가 수익창출하는건 당연하죠
문제는 그방식이 이번에 과한것이기에…
욕먹은거고… 사과까지 하는데 사람잡을것도 아니고
그러다 사람하나 죽게되면 어떤일이 벌어질지
2025-05-23 07:53
휴면명7258071 (182.161.*.101) 2025-05-23 07:39
8.3따리가 주절주절 아주그냥 ㅋㅋㅋㅋㅋ평론가 납셧노? 지갑이 닫히니 게임을 떠나니 낑기는소리하지말고 여매고 게임좀하면안될까? 하이랭커도 가만잇는데 왜 이런 잔바리들이 설칠까 어줍잖게 말재간도없는거같은데
2025-05-23 07:39
Akarone (125.183.*.236) 2025-05-23 07:41
아이고..펄없 알바 납셨네...아님 말단 찌끄러기 직원인가...
2025-05-23 07:41
모험가1000682785 (223.38.*.56) 2025-05-23 07:49
안해도 아쉽지 않으면 접어
안 아쉬운게 왜 여기서 자꾸 매일 글을 싸지르냐
매일 싸는 똥도 아니고
2025-05-23 07:49
릴데블 (106.101.*.254) 2025-05-23 07:51
일단 말하는 내내 울먹거리는거 같고 제일 중요한건 말을 제대로 못해요...(나만 그런건가?)
2025-05-23 07:51
앙초코 (118.235.*.216) 2025-05-23 07:56
최근 열렸던 찻집에서도 같았어요 ㅋㅋ 저도 처음엔 안쓰러웠다가 이번에도 비슷해서 겉모습은 신경 안쓰게 되고 내용만 집중하게 됨..
2025-05-23 07:56
그런지 (223.38.*.159) 2025-05-23 08:56
@앙초코 안쓰럽다라.., 전 그냥 조별 과제 자기가 혼자 쌉가능하다고 장담해놓고 발표 날 망해서 멘탈 털린 복학생 조장 보는 기분이었는데..,
2025-05-23 08:56
앙초코 (118.235.*.80) 2025-05-23 09:00
@쪽쪽쪽쪽쪽쪽쪽쪽쪽쪽 요번 라이브는 그 느낌이 딱 잘어울리네여 ㅋㅋㅋ 안쓰럽다 표현한건 저번 찻집 때 보고 느낀거였습니다
2025-05-23 09:00
그런지 (223.38.*.159) 2025-05-23 09:34
@앙초코 지난 찻집은 조별 과제 발표하는 중의 모습이고, 이전 방송 조별 발표 끝다고 질의응답 시간의 모습이라고 하면 딱이다?
짭재용 : 잘못했지만 A+(돈) 주세요
2025-05-23 09:34
모험가1000792309 (211.63.*.80) 2025-05-23 08:45
걍 떠나 이정도 글쓰고 화내고난리쳐도 안변한대 펄없은
그니까 걍 니가떠나면됭.. 징그럽게 말 많으시네
2025-05-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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