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입니다만 지금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서 적습니다.

저는 제가 검은사막 모바일 시작한 뒤로 이 게임에서 어느 기준으로든 (1) 밸런스가 맞았던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준과 무관한 (2) 완벽한 밸런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서 (1)과 (2)만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서로 관계없는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암시적으로 하나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괜찮지 않다는 것입니다.

ㄱ. (여태 그래왔듯이 밸런스가 안 맞는 것은 당연하고,) 유저는 지금의 밸런스를 받아들여야 한다.

ㄴ. (여태 그래왔듯이 밸런스가 안 맞는 것은 당연하지만,) 운영진이 지금의 밸런스를 개선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는 안 된다.)

((ㄱ)과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게시판에서 특정 클래스를 언급하면서 유저들끼리 서로 싸우거나 그러한 모습을 보고 거꾸로 (ㄱ)과 같은 결론을 내리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ㄱ)이 옳은지는 둘째치고 (ㄱ)은 지금 문제가 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밸런스 관련해서 최근 좋지 않은 얘기가 전보다도 더 많이 나오게 된 계기는 3월 18일 특성화 재조정 패치입니다. "특성화"라는 키워드를 두고 장기간 밸런스 조정을 진행하는 내내 기준이 일관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저 무게중심이 이동했을 뿐이고 전체 밸런스는 여전히 기울어진 상태인데, 3월 18일 패치노트를 보면 마치 "특성화"로 추가했던 기존 패시브만 일부 조정하는 것으로 그간 기울어진 밸런스를 얼추 바로잡은 것처럼 적혀 있습니다. 이 패치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특성화" 패시브 조정만으로는 그동안 전방 가드 후방 슈퍼 아머 효과 추가 등으로 유발된 기술 성능 간의 기본적인 격차를 좁히지 못합니다.

= 해당 패치는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2. "특성화" 패시브 추가를 통해 특정 클래스에 대한 상성을 부여하려다가 오히려 동일 그룹의 다른 클래스가 엉뚱하게 하향된 점이 부각되었습니다.

= 해당 패치는 새로운 문제를 유발합니다.

(이 패치에 대한 의견은 다른 게시물에 더 자세히 작성하였습니다.)

기존에 예고했던 "특성화" 보강 패치를 기다렸던 유저는 솔직히 해당 패치를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황금 밸런스는 당연히 불가능하더라도 특정 클래스의 특정 문제는 언젠가 고쳐지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고치기는 커녕 기어코 원래 없던 문제까지도 만들어 내는 패치, 그리고 그것을 인지하지조차 못한 채 기만적으로 작성된 패치 노트를 보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밸런스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로부터 밸런스를 더 망쳐도 좋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못합니다. 분명히 잘못된 패치인데 아무런 조정 없이 3주가 지나기 직전입니다. 유저들이 매번 똑같은 밸런스를 두고 똑같은 소리를 한다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짚는 내용이 아닙니다. 운영진의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는데도 유저들끼리 특정 클래스가 좋고 나쁘고를 두고 벌이는 지엽적인 싸움은 더욱이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라밤 기술과 도사 각성이라는 변수가 남은 상황에서 섣부른 밸런스 추가 조정에 신중해지는 것도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3월 18일과 같이 기대를 접게 만드는 식의 패치를 내놓고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것은 그저 "지금의 밸런스는 옳다"라는, 설득력이 전혀 없는 의견 표출과 같다고 봅니다. 라밤 기술 출시를 앞두고 갑자기 패치 퀄리티가 확 낮아진 모습을 보면 내부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조금만 더 신경 써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