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모 칼럼] 펄어비스. 실망스럽습니다.
2025-11-25 21:40
이루뎅
(121.168.*.99)
(*같은 내용으로 자유게시판에 올려둔 게시글이 있습니다. 둘 중 하나만 보셔도 됩니다.)
칼페온 연회가 약 3주 가량 남았습니다. 좋은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안 좋은 말로 찬 물을 끼얹고 싶진 않았지만, 이건 얘기해야겠네요.
최근 노골적으로 과금유도, 현질유도로만 흘러가는 컨텐츠와 BM 업데이트에 저는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물론 그동안도 화이트펄을 이용해 컨텐츠 입장 횟수, 보상 획득 횟수를 늘려왔던 적이 없지는 않습니다. 검은 사당 입장권이라던가, 협동 토벌권 등이 그러하죠.
그러나 그 컨텐츠들은 최소한 사전에 자신이 화이트펄을 사용할 것을 미리 알 수 있었으며, 더군다나 주간 컨텐츠였습니다. 1주일에 한번만 구매하면 됐었죠.
하지만 요정의 요람은 다릅니다. 아무리 업데이트 내역에서 공지해 줬다 한들, 그 내용을 알지 못한 채로 요정의 요람을 진행하게 되는 유저들은 예상치 못하게 블랙펄 및 화이트펄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내가 추가 보상을 미리 약속하고 그만큼 더 얻어가는 것과, 당연히 줄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에 알고보니 비용이 책정되어있었던 것. 두 상황에서 유저가 느끼는 불쾌감과 당혹스러움의 정도는 천지차이일것입니다.
인간이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심리학 연구들로 증명된 바도 있고요.
현재 검사모 내에서 화이트펄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 중 스펙 상승에 핵심적인 아이템으로는 검은사당 입장권과 유자차 추가구매가 있습니다. 이걸 전부 구매하는 헤비 과금러 기준으로 주간 최소 2750펄 이상, 매달 11,000 화이트펄 가량을 소모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업데이트 된 요정 요람 컨텐츠에서 매일매일 4개의 보상을 모두 얻으며 화이트펄을 가정한다고 상정할 경우, 1일당 160 화이트펄, 1주일 기준 1120 화이트펄만큼 소모하게 됩니다. 이것을 기존 화이트펄 소모값과 합쳐 월간으로 환산하면 15,480화이트펄이고요.
기존 과금액의 약 1.5배 가량이 상승하여 월간 펄 패키지 기준으로 보아도 30~40만원을 과금해야 합니다.
다른 패키지 구매 없이 오롯이 화이트펄 패키지 만으로요.
이게 옳게 돌아가는 게임 운영이 맞는지 저는 심히 의심스럽고, 절대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과금은 선택이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과금하지 않는 방법도 있죠. 하지만 길드와 길드원간의 유대, 또한 길드 간의 전투력 경쟁을 통해 상위 유저들에게서 어마어마한 과금을 뽑아 여태까지 운영해온 검사모에서, 그 고과금 유저들이 과금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는 사실상 과거 수많은 MMORPG 게임들에서 유저들의 시간과 현금의 매몰비용을 인질 잡아 유저들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한 유저 적대적 운영의 가장 잘 알려진 사례가 게임판에서는 NC 소프트의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들일테고요.
여담으로 이것은 확인되지 않은 낭설입니다만, 최근 NC 쪽 고위 임원이 펄어비스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소문을 접한 바 있습니다. 올해 4월, 역대급 과금 패치라고 여겨졌던(물론 이후 패치하긴 했지만요. 최초 업데이트 기준입니다.) 영혼석 패치가 업데이트되면서 이러한 내용의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 그저 우연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NC.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를 만들면서 어마어마한 매출을 벌여들였습니다만, 그 대가로 브랜드 이미지는 나락에 빠졌고 주가도 전성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였으며 최근 몇 년간 신규 출시한 게임들은 줄줄이 기대 이하의 매출을 내고 있다는건 아실겁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하여 다른 장르의 게임도 출시해보고, 어떻게든 맹독성 과금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이미지는 좋지 않다지만, TL의 경우 1년 가까이 큰 과금유도 없이 운영해오고 있다는 유저의 증언이 있었고, 아이온2의 경우에도 (일단 현재까지는) 편의성 기능을 담은 월 5만원 미만의 패스 패키지와, 외형 아이템 등으로 스펙에 영향이 없는 과금 상품 위주로 운영하겠다 개발진이 공언한 상황이고요.
게임 회사 현업, 더더군다나 같은 장르인 MMORPG 게임을 개발하시는 분들이니 게이머들 사이에서 NC의 여론이 어떤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실거라고 생각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이런 업데이트는 차라리 NC가 선녀로 보일 지경입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쓸어담고, 그렇게 매운 과금의 대명사격이였던 NC도 늦게나마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펄어비스. 대체 언제까지 이딴 식으로 운영하실건가요?
저는 이 사태, 일선의 개발진 분들이나 중간 관리자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매출을 올려야 하고, 그것에 압박받는 쪽은 결국 기업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이니까요. 직장인 특성상 상사가 지시하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테고요. 그건 검사모의 디렉터이자 회사의 중간 관리자로써 많은 상황에 얼굴을 드러내시는 안형규 기획실장님 역시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이 분을 욕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제 글이 부디 매출의 압박을 느끼고 계실, 주주들의 눈치를 보고 계실 높은 분들에게까지 가 닿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작금의 맹독성 과금 업데이트를 포함하여 유저들을 쥐어짜고 매출만을 계속해서 바라보려 하신다면, 그 높으신 분들이 이 사태를 주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저는 이미 영혼석 사태 때에도 가장 앞장서서 외부 유튜버들에게 이 사태를 제보하고,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목소리로 증언을 보탠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란건 이것만으로도 증명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꼭 유념하십시오. 그리고 다시는 이렇게 유저 적대적인 업데이트를 하지 마십시오.
이루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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